"예금금리는 즉시 인하, 대출금리는 꿈쩍도 안 해

기준금리 내리자마자 예·적금 금리는 최대 0.3%p↓ 대출금리는 여전히 제자리…“은행 배만 불린다” 비판

2025-06-03     김재옥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서둘러 내렸지만, 대출금리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만 배부른 금리 장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이달 2일부터 대표 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0.20%p 인하했다. NH농협은행도 예·적금과 청약예금, 재형저축 금리를 0.25~0.30%p 낮췄다.

인터넷은행들도 마찬가지다. 토스뱅크는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부터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즉각 대응했다.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55~2.85% 수준으로, 한 달 전 연 3.10%를 넘던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반면 대출 금리는 큰 변화 없이 그대로다. 금리가 오를 땐 빠르게 반영되던 대출이, 내릴 땐 지체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은행들은 “시장금리와 자금조달비용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한다”고 해명하지만, 소비자들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그런데도 정기예금 잔액은 늘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잔액은 940조8675억원으로 한 달 새 18조원 넘게 증가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여전히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저축성 수신금리는 전월 대비 0.13%p 하락한 연 2.71%를 기록했다. 이는 7개월 연속 하락세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 예금 금리는 앞으로도 계속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예금이자는 곧바로 낮추면서 대출이자는 그대로 두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맞춰 수신금리는 빠르게 반영하면서도, 대출금리 반영은 지연시키는 행태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대출·수신금리 반영 구조를 투명하게 들여다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