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는 지금, 약속 이후를 준비할 시간이다
[충청광장] 오명근 청주시정연구원 연구위원
2025년 6월 3일, 선거가 끝나면서 그야말로 '정치의 시간'은 저물고 '정책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정치의 시간'에는 전국 각 지역에서 지역의 현안과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선거공약을 준비하는데, 매 선거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업들을 지역 공약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공약에 반영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과제들이 상당하다는 반증이며, 공약의 실현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다.
당선인은 청주시 주요 공약으로 청주공항 중부권 거점공항 육성을 위한 민간항공기 전용 활주로 신설, 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적기 착공, K-바이오 스퀘어 등 국가첨단산업 특화도시 조성, 관광특구 조성 등을 제시하였고, 이는 청주시의 강점과 산업적·지리적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청주시의 도약과 미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들이다.
특히 '5극 3특' 시대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청주시가 중부권 거점도시로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충청권 메가시티 한 축으로서 주변지역과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기반시설과 성장동력 확보는 필수적이며, 청와대, 국회 이전 등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위 공약들이 다음 선거에 또다시 등장하는 '반복되는 약속'이 아니라, 현실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실행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준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건설의 경우, 사업비나 재원확보, 국가계획 반영 등 기본적인 과제 외에도, 민군 복합공항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군 및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조율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산업단지 조성이 진행 중인 에어로폴리스3지구 일대가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의 최적지로 낙점되어, 기존 공항과의 연계성이나 개발계획과의 조화 등 추가 검토가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두 사업 모두 지난한 과정을 겪을 수 있다. 국가첨단산업 특화도시 조성 역시 첨단기업 유치, 연구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 복합적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으며, 이러한 모든 과정은 새정부와 지방정부, 민간이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할 때 비로소 실현 가능하다.
위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청주시는 특례시 지정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특례시로서 갖추게 되는 재정·행정 권한, 인적 자원 확대, 일원화된 관리 권한 등은 청주시가 중부권 거점도시로서 지역과 협력하고, 연계 도시와의 주요 이슈에 더욱 신속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며, 청주시가 실질적인 자치역량을 갖추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청주시가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은 전통적인 '양적 확장'을 넘어 '기능'과 '질적 성장'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중부권 삼각축 중심이라는 지리적 강점을 살려 중앙 행정 기능의 일부 유치, 협의 거점 역할 등 '기능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여야 중앙 정책의 수혜처를 넘어, 자치권 확대와 함께 독자적이고 주체적인 정책 설계와 실천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이제는 청주시민 모두가 혁신과 변화를 실현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