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와 천주교가 함께 울린 생태 회복의 종소리

신앙과 행정이 손잡은 탄소중립 실천의 첫걸음 생태미사·환경교육… 지역 기반 탄소중립 실천 7개 성당과 서구청 협약 본격화… 생태 전환 시동 서철모 구청장 "생활의 변화는 공동체 연대에서 출발"

2025-06-05     이한영 기자
▲ 서철모 서구청장이 4일 탄방동 성당에서 열린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기도의 공간이 환경 실천의 무대가 되며, 신앙과 행정이 기후위기 앞에 뜻을 모았다.

대전시 서구는 천주교 대전교구 서부지구와 함께 지난 4일 오후 탄방동 성당에서 '생태계 회복'과 '탄소중립 실천'을 주제로 한 공동미사와 환경교육을 개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지역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200여 명의 교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한 가운데, 신앙 공동체와 자치행정이 긴밀히 연대한 첫 현장 실행 사례로 의미를 더했다. 

▲ 4일 탄방동 성당에서 열린 환경교육 진행 장면

특히 서구와 천주교 서부지구 소속 7개 성당(탄방동·갈마동·괴정동·내동·둔산동·만년동·월평동)이 지난 4월 체결한 환경교육 협약의 구체적인 실행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실천형 연대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1부 순서로 진행된 공동미사는 '생태적 회개와 공동의 집을 위한 기도'를 주제로, 자연을 소비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되돌아보는 성찰의 장으로 꾸며졌다. 인간 중심의 개발로 훼손된 생태계에 대한 책임 의식을 되새기며,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실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됐다.

이어 열린 2부 환경교육에서는 천주교 내 에너지 절약과 자원 순환 실천 사례 발표, '기후 위기와 에너지 효율화'를 주제로 한 전문가 특강이 진행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는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구체적 생활 행동지침과 함께, 종교 공간에서 가능한 환경 개선 방안에 대한 실제적 조언도 이어졌다.

서철모 서구청장은 "기후위기는 행정만의 과제가 아니라, 생활공동체 전체가 함께 나서야만 해결할 수 있는 시대적 문제"라며 "이번처럼 종교계와 손잡고 시작한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이 서구 전역에 퍼져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탄방동성당 박종훈 신부(지구장)는 "신앙의 길은 더 이상 기도에 머물 수 없다"며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교회 역시 일상 속 탄소중립 실천에 나서야 한다. 지역과 함께하는 이번 연대가 시대를 위한 교회의 책임을 넓히는 시작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구와 천주교 서부지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향후 성당과 마을을 연계한 환경교육 정례화, 저탄소 공동체 캠페인, 교회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 등 다각도의 후속 사업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행정과 종교의 협업을 통해 '신앙에서 행동으로, 교회에서 마을로' 확장되는 생태 실천은 향후 지역사회 내 탄소중립 문화 정착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