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못 믿는 세상' 진화하는 피싱
[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최근 들어 ‘피싱’과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범죄 유형을 넘어, 사회 전반의 신뢰를 흔드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들 범죄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경각심을 더욱 높이게 만든다. 단순한 전화 사기에서 시작된 피싱 범죄는 이제 경찰, 검찰, 은행,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수준을 넘어, 피해자가 전혀 의심하지 못하도록 디지털 기술과 인간 심리를 교묘히 활용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누군가 의심스러운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오면, 비교적 쉽게“이건 사기야”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피싱 범죄자들은 실제 공공기관 번호를 도용하거나, 피해자의 이름, 계좌정보,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정확히 알고 접근한다. 심지어 영상 통화로‘가짜 수사관’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게 하거나, 경찰 로고와 유사한 가짜 공문서를 메신저로 전달하는 등의 방식까지 등장했다. 그야말로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통해, 피해자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이 과정에서 가스라이팅 기법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가스라이팅이란 상대방을 지속해서 심리적으로 길들이고 압박하여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조종 기법이다. 피싱범들은 피해자에게 “당신은 지금 범죄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은행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고 있어 보호 조치가 필요합니다”같은 위기감을 조성한 뒤, 피해자가 스스로 돈을 이체하도록 유도한다. 이처럼 ‘당신을 도우려는 조치’라는 명분 아래 이루어지는 조종은, 피해자가 오히려 사기범을 신뢰하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다.
문제는 이러한 범죄가 단지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의 기반 자체를 무너뜨린다는 데 있다. 평소 “문제가 생기면 경찰에 신고하세요” 라고 교육받아온 사람들이, 실제 상황에서는 경찰로 속이는 피싱범을 믿고 행동하게 되는 현실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는 진짜 경찰이 개입하여도“당신도 가짜 아니냐”고 의심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이처럼 사기범들의 정교한 시나리오와 심리 조작은, 피해자의 인식과 사회의 신뢰 구조를 심각하게 훼손시킨다.
오늘날의 현실은 우리 사회에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술의 발전이 곧 보안의 강화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으며, 우리는 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실제로 사기 수법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겉으로는 정중한 말투와 그럴듯한 절차를 내세우지만, 개인이 순간적인 심리적 불안이나 혼란에 빠지면 누구라도 그 표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위협 속에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시큐리티업체와 같은 전문 보안 서비스이다. 단순한 기술적 방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고 외부의 침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전문가의 조언이나 현장 대응이 절실한 순간에는 시큐리티업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이스 피싱은 범죄는 단순한 금전적 손해를 넘어서는 문제로, 경찰조차 믿기 어렵다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이러한 상황을 홀로 마주하면 당혹감과 혼란에 빠지고,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
공권력도 효과적이지만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긴급출동이 가능한 시큐리티업체의 도움을 받는 일도 효과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경호를 요청하거나 사전에 전문가 상담을 통해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시큐리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개인과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을 지키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