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눈앞…HBM 독주
삼성전자 주춤하는 사이, HBM 주도권 앞세워 9조원 영업익 전망
국내 반도체 시장의 양대 축 중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앞세워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 성큼 다가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공급 지연과 사업 부진으로 주춤했지만,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향 HBM3E 독점 공급 효과로 눈부신 실적 반등을 이뤄낼 전망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실적 기대치를 종합한 결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8조9503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7%, 전 분기보다 20.3% 증가한 수치로, 2023년 4분기(8조828억원)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9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대신증권은 9조1000억원, KB증권·한화투자증권·현대차증권 등도 9조원대로 전망하며 HBM 기반 수익 구조 강화에 주목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근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로 주목받는 차세대 메모리 HBM3E 12단 제품을 글로벌 GPU 선두 업체인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경쟁사를 앞질렀다. 하이엔드 AI 반도체용 메모리에서의 기술력과 생산 안정성이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HBM3E 제품 공급 지연과 시스템반도체 부문 적자 지속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6조2759억원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감소한 수치다.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확실한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미국의 마이크론도 HBM 수요 확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후발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에 전년 대비 37% 증가한 매출 93억 달러를 기록했고, HBM 매출은 전 분기보다 50% 이상 늘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AI 수요와 함께 HBM 시장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공급 병목, 미·중 기술갈등, 금리 변동 등 외부 변수가 여전한 만큼,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김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