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충북을 위하여
[세상을 보며] 정연길 행정학 박사·전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변증법(辨證法)은 정반합(正反合)의 원리를 통해서 절대적인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헤겔의 논리이다. 그 기본은 ‘세상의 모든 사물은 변화하고 운동한다’ 라는 전제 하에 변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변증법 구도에 따른 한반도의 해방은 외부요인에 의해 주어진 사건이 아니라, 내부변화와 외부변화가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낸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한다.
한반도 해방의 성격은 조선 내부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국제전쟁 결과로 외부에서 주어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 해방 이후 남북이 분단된 것은 외부변화, 즉 미국과 소련에 조선의 독립을 의존했기 때문이고, 내부변화인 조선인 스스로 자주적으로 독립을 하겠다는 의지가 미약했기 때문에 남북분단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바람직한 발전를 위한 변화에는 외부변화보다 내부변화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충북 발전도 내부의 변화로부터 시작해서 그 다음 외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가 아닌가 싶다. 충북발전을 위해서 충북행정의 내부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 조건은 충북행정이 타분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과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며, 충북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충북발전에 적극적으로 동참시키야 한다. 그리고 도지사를 비롯하여 공무원의 역할과 참여, 변화와 혁신이 내부변화의 시발점이자 충북발전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민선 8기의 김영환 충북지사가 추진해온 농업진흥지역해제, 60조 목표인 대규모 투자유치, 이차전지 전국1위이자 반도체 2위로 첨단산업육성, AI 및 디지털 전환 정책, 청남대 국가정원 및 영상자서전 등 문화 및 관광 활성화, 후불 의료비·도시농부 프로그램·취약계층 일자리 등 사회 취약계층 복지강화 등 다방면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업에 대한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한 비판과 함께 최근에는 취임 이후 추진해온 도청 청사 리모델링, 도청 본관과 신관사이의 부지를 잔디광장으로 조성하는 작업에 따른 비판적인 여론에 접하면서 청사 리모델링과 잔디광장 조성이 충북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충북행정의 처사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충청북도는 전국과 비교해서 면적은 전국평균 이상, 인구는 중하위권이고 인구밀도는 낮고, 1인당 지역내총생산(GDRP)는 평균수준이며 제조업 강세로 충북의 일반적인 환경여건도 타 시·군과의 비교에서 크게 나쁘지 않다. 충북은 중위권 지방자치단체로, 2025년 기준으로 전체 공무원이 4,832명으로 적정수준이고, 최근 국비 확보와 국비 포함 예산 증가로 재정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고 한다.
충북을 둘러싼 환경적 여건도 개선되고 있으며, 충북발전은 전 분야에서 창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충북‘이라는 목표달성은 충북행정을 구심점으로 누가(충북 공무원) 무엇을(충북발전) 어떻게(가장 잘 사는 충북도민)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