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의 역학

2025-07-20     충청일보

[세상을보며] 한현우 보건학 박사· 전 이화여자대학교 외래교수

전립선암(前立腺癌)은 세계적으로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발생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서양에서 발생률이 높으며, 아시아에서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5년간(2019~2023년) 발생한 암중 전립선암의 발생률은 약 39.6%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2년 기준 전체 암 발생 건수 중 7.4%인 6위에 해당하며, 남성 암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은 인종 간에 큰 차이를 보인다. 동양인에서 가장 낮고, 미국, 캐나다, 스칸디나비아인 등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퇴임 4개월 만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82세의 바이든은 배뇨에 불편함을 느껴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전립선에 작은 결절이 발견됐고 조직검사 결과 전립선암으로 확인됐다.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으로 방광 아래에 위치하며 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남성의 생식기관인 전립선은 정액을 생성하여 정자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정상 성인의 전립선 무게는 약 15~20g, 길이는 4cm 정도이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인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연령, 인종, 가족력이다. 40세 이하에서는 드물며, 50세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데 60대 이후 노인에게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나타낸다. 국내의 경우 70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다음으로 60대, 80대 이상 수준이다. 서구화된 식생활, 비만, 농약, 방사성 물질 등 직업적 노출시 발병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상으로는 배뇨 곤란, 빈뇨, 배뇨 후에도 소변이 남은 듯한 느낌이 나는 잔뇨감,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뇨, 야간 다뇨, 하복부 불쾌감 등이 있다. 암의 크기가 요도를 압박할 정도로 크지 않을 경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암이 요도 및 인접한 방광 내로 진전된 경우에는 출혈이 발생하여 혈뇨가 관찰되기도 한다.

전립선암의 진단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전립선 특이항원(PSA, Prostate specific antigen)과 직장수지검사이다. 그리고 경직장 초음파검사와 생검, 골주사, 전산화 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MRI) 등도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혈중 PSA 수치가 4.0ng/mL 이상이면 비정상으로 판정하지만, 전립선암 확진을 위해 전립선 조직생검을 실시한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5년 생존율이 높은 편인데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방법의 차이가 있다. 치료법은 호르몬 치료, 수술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 치료 등이 있다. 암이 있는 장소, 병기, 연령, 환자의 병력이나 상태에 근거하여 치료방법을 정한다. 호르몬 치료는 가장 유효하여 기본이 되는 치료법이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증식하는 암이므로 호르몬 생성과정을 억제하거나 전립선에 작용하지 못하게 하여 전립선암을 억제한다.

수술적 치료는 암이 전립선 내에 국한되어 있을 때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하복부를 절개하여 치골 뒤쪽에 있는 전립선을 제거한 다음, 방광과 요도를 문합한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을 시행하여 부작용과 합병증을 줄이고 있다.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사용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보통 체외에서 환부인 전립선으로 방사선을 조사한다. 항암 화학 치료는 호르몬 치료가 유효하지 않거나 호르몬 치료 효과가 없을 때 실시한다. 호르몬 치료와 같이 전신에 대해 적용하지만 효과의 지속 기간이 짧다.

전립선암은 서구화된 식생활, 특히 동물성 지방의 과다 섭취가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서는 첫째, 정기 검진이다. 50세 이상 연령은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PSA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둘째, 신선한 채소, 과일, 콩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균형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육류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조리시 굽거나 튀기는 것보다 찜, 부침 등으로 개선해야 한다. 토마토에 함유된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여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을 주므로 익혀서 먹거나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과 같이 섭취하여 흡수율을 높인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이다.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면 적정체중을 유지하여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