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짜듯 아픈 흉통’ …심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
[건강칼럼] 조병하 속이상쾌한내과·건강검진센터 원장
가슴이 아픈 증상으로 응급실을 내원하면 보통 응급 환자로 판단하고 우선적으로 진료를 본다. 흉통의 원인에는 근육통과 같은 단순 질환도 있지만, 심근경색이나 대동맥 박리와 같은 응급 질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흉통의 양상을 보고 어떤 질환에 가까운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흉통의 원인은 크게 심장 관련 질환, 폐질환, 식도염과 같은 소화기 질환, 근골격제 통증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응급으로 생각하는 질환은 심장 관련 질환이다. 특히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협심증과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이 가장 중요하다.
가슴 중앙이나 왼쪽이 쥐어짜는 듯 아프고, 운동 중에 통증이 악화되면서 휴식하면 호전되는 양상이 전형적인 안정 협심증 증상이다. 이런 경우에는 지체없이 심장내과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병이 더 진행되어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근육이 괴사하면서 20-30분 이상 흉통이 지속되고, 호흡곤란, 식은땀과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응급 상황이므로 즉시 중재적 시술이 가능한 대형병원의 응급실을 내원해야만 한다. 그외에도 심근염, 심낭염, 대동맥 박리와 같은 다른 심질환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폐질환에 대한 평가도 필요한데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기흉, 폐색전증, 폐렴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침, 객담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거나 숨을 들이쉴 때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으면 폐질환을 의심을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발열이나 호흡곤란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기흉이나 폐렴은 흉부 x-ray만으로도 간단히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식도염도 가슴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목이나 가슴에 타는 듯한 작열감, 트림, 역류증상 등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식사 후나 밤에 누워 있을 때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나 증상이 전형적인 경우 검사 없이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마지막은 근골격계 통증이다. 갈비뼈나 연골, 인대, 근육 등의 조직에서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자세 변화나 움직임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고, 눌렀을 때 특정 부위가 아플 수 있다. 늑골연골염, 늑골의 염좌 등이 흔한 진단이다.
흉통에 여러가지 감별점이 있지만 통증의 강도가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하거나 15-20분 이상 지속되는 통증(ongoing pain)이 있으면 지체 없이 의사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이거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 질환을 동반한 경우,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병원에 내원하면 필요에 따라 심전도, 흉부 x-ray, 혈액검사, 심장초음파 등의 검사를 할 수 있다. 진단에 따라 3차 병원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시술 또는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흉통은 의사들도 무서워하고 주의 깊게 보는 증상이다. 증상이 있을 때 무시하지 말고 전문가의 진단을 꼭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체중관리, 스트레스 관리를 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