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몸살 겪는 지구촌

2025-07-27     충청일보

요즘 날씨는 왜 이럴까? 해가 떴다 하면 폭염, 비가 왔다 하면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세계 곳곳에서 재난으로 변해 지구촌이 시달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와 중국 충칭에서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도시 기능이 마비됐고, 인도 북부와 유럽 남부는 5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전력 공급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이상기후는 더 이상 '기후위기'라는 미래형 담론 속에 존재하는 위협이 아니라, 세계 주요국에서는 오히려 기후정치가 후퇴하고 있는 지경이다. 지구촌 인류 공동의 위기인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다.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가 기후변화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제기한 주요 질문과 답을 정리해 누리집에 게시한 바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용어 선택에 있어서 ‘지구온난화’가 맞나? ‘기후변화’가 맞나? 아니면 ‘기후위기’가 맞나? 라는 질문이다. 단도직입으로 말하자면 모두 맞는 말이다. 예전에는 지구온난화를 많이 썼으나 지금은 기후변화를 더 많이 쓴다. 그런데 기후변화가 지구온난화보다는 더 상위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엄밀히 온난화는 기후변화의 한 유형이다. 기후변화는 기온의 상승만이 아니라, 강우 유형의 변화 같은 것도 포함한다. 최근에는 기후위기란 말을 더 많이 쓴다. ‘변화’가 단지 상황을 설명할 뿐, 그 정도나 심각성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기후위기라는 용어조차도 미래형이라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하지는 못한다며 기후재난’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들도 있다. 또 지구온난화 단계를 넘어 지구 열대화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2023년 7월 “지구온난화시대는 끝났다. 지구 열대화 시대가 도래했다”.

그렇다면 지구의 기온은 얼마나 상승했을까? 2017년을 기준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은 지구 전체 규모의 측정이 시작된 1880년 이후 섭씨 1도 이상 상승했다. 때문에 0.5도가 더 오르면 문제가 발생한다. 1.5라는 숫자가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1도 상승으로 인해 전 세계 많은 육지 빙하가 녹아 사라졌고 해수면도 빠르게 상승 중에 있다.

1.5도를 넘으면 인류의 힘으로는 변화를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지구 기온 상승폭은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과학자들의 결론이며,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국제적 합의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인간의 산업활동 때문인가? 인류가 정말 온실가스를 증가시켰을까?

사실 이 질문은 이미 십수 년 전 과학적 결론이 난 문제다. 산업 배출과 자연 배출을 구별하는, 방사능을 이용한 각종 연구에서 확실한 증거들이 나와 있다. 지구상 이산화탄소의 양은 자연적으로 늘고 줄지만, 인류의 산업혁명 이전엔 이 변화가 수천 년에 걸쳐 일어났다.

지금은 이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게 문제다. 이젠 전 인류가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문제지만 놀랍게도 이를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자들도 간혹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정도로 곤경에 처해 있나?’ 한마디로 비상사태라고 봐야 한다. 앞으로 25~30년 사이 지구는 더 따뜻해지고 날씨는 더 극한으로 치달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이대로 방치될 경우 지구 역사상 여섯 번째 대규모 동식물 멸종이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 인류 사회에도 직접적인 위기가 닥친다. 식량난이 일어나고 난민이 대규모로 발생한다. 문제는 이런 변화에 따른 피해를 부자들보다 가난한 이들이 먼저 겪는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막으려면 지구 대기 내 탄소량을 더는 늘리지 않는 ‘중립’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최악을 피하려면 전 지구적으로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각 국가와 정부의 실천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각자가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 목소리를 높여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국가와 정부가 더욱 서두르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기후공학이 실제로 도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들을 기후변화라는 전쟁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 개발하고 정교화해 나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좋든 싫든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서 억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환경에 대한 대규모 개입을 하는 지구공학에 의존하는 것이다. 전자가 분명 더 합리적인 방법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다지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언젠가는 후자의 방법이 유일한 선택지로 남게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