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질서 관세

2025-07-30     충청일보

[세상을 보며] 김상진 세명대학교 교수·법학박사

미국은 지난해인 2024년 수출이 3조1천916억 달러로 전년보다 1천198억 달러(3.9%) 늘었으나, 수입이 4조1천100억 달러로 2천533억 달러(6.6%)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9천18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천335억 달러(17%) 증가하며 이는 역대 사상 최대 적자 규모다. 수년간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는 이미 어느 정부에 선가는 관세전쟁이 예고되고 있었다.

미국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정부에서 신질서를 선언한 것이다.

교역 국가별로 보면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 폭이 2천954억 달러, 뒤이어 유럽연합(2천356억 달러), 멕시코(1천718억 달러), 베트남(1천235억 달러), 아일랜드(867억 달러), 독일(848억 달러), 대만(739억 달러), 일본(685억 달러) 순이고 우리나라는 660억 달러로 일본에 이어 9번째였다.

미 상무부 제공된 자료에 의하면 미국 소비자들이 강한 달러화 가치를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수입품을 많이 소비한 게 수입을 대폭 늘리는 요인이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반면 미국 제조 기업들은 강한 달러화 가치 탓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부진하게 된 것이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여 2025년 1월 20일에 출범했다.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관세전쟁 포문을 열면서 유럽연합, 일본, 필리핀등 국가들이 미관세를 15% 인상하며 부가적인 부수 옵션들이 포함되며 타결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국가들이 그동안 미국의 거대한 소비 시장에 기대어 자국의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킨 제조업 위주의 국가들에게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는 무역 적자 자체를 '미국의 손실'이자 '상대국의 부당한 이득'으로 간주하는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취임 때부터 이 문제를 해결할 것임을 공언했다. 실제로 그의 관세율 계산 공식이 '미국의 무역 적자'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수십년에 걸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 적자는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였다. 이 문제에 대한 여러 전문가들의 방법론이 등장했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부터 본격적으로 제조업 우선 기조 정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피터 나바로,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핵심으로 깊게 관여하고 있다.

트럼프 이전까지는 공화당이 자유 무역과 글로벌리즘에 더 중심을 두었고, 민주당이 보호 무역을 주장하는 쪽에 가까웠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강한 국내 수요나 해외 자본의 미국 투자의 결과일 수 있다는 시장주의적 논리를 선호했다.

특히 레이건 행정부나 조지 H. W. 부시 행정부 때는 자유무역을 주장하지 않으면 대놓고 공화당답지 못하다는 시각마저 있을 정도였다. 한미 FTA는 공화당 출신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주도했다. 무역 적자 해소보다는 감세,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증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현재 미국은 영국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새로운 무역합의를 체결했으며 8월1일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나머지 주요 무역상대국과는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이며 한미 재무수장 간 협의가 난항 끝에 이번 주 다시 잡히면서 미 관세 협상이 막판 타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상호관세 부과 예정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며 우리 정부로서는 다급한 상황이다. 다음 달 1일 25%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리와 대미 수출품 구성이 비슷한 일본보다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대형 악재가 될 것이 뻔하다.

최악의 내수 부진이 빚은 0%대 저성장에 미국 상호관세 위기감까지 커지면서 한국 경제가 '시계 제로'의 한복판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그래서 온 국민은 정부의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끝나기 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전력하여 낭보를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실은 전날 "우리 측은 미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협상 품목에 농산물도 포함됐다"며 시장 개방 의지를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의 안간힘에 미국도 반응하여 전면 타결 소식이 나오기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