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행정 혁신, 청주의 미래를 여는 열쇠
[충청광장] 오명근 청주시정연구원 연구본부장
도시 경쟁력의 새로운 물결
도시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변화의 파도 앞에서 머뭇거리는 도시는 뒤처지고, 파도를 타는 도시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 지금 행정의 무대에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연구실의 전유물이 아니며 시민의 일상과 행정 현장을 깊숙이 파고들어 공공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청주시 또한 이러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청주시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행정의 미래
서울시의 ‘서울톡’은 24시간 깨어있는 민원 비서로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단순 반복적인 서무업무에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적용하는 등 자동화 신규 업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31억원 규모의 ‘경기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사업’을 착수하여 AI업무비서를 통해 정보화, 예산관리, 회계 등 행정업무에 특화된 서비스를 올해 11월부터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RPA-AI 연계 활용은 직원들의 업무부담 경감과 행정 효율 증대를 가져오고, 이는 결국 시민들의 행정 편의 증진으로 이어진다. 행정의 미래는 분명히 AI 위에 놓여 있다.
AI 행정으로 조직문화 개선
청주시도 이러한 흐름을 과감히 끌어안아 ‘첨단 행정도시’라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시민에게는 더 신속하고 투명한 서비스를, 공무원에게는 더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일터를 제공하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임용 후 수개월만에 사직서를 내는 MZ세대 공무원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묻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인내심 부족인가, 아니면 조직의 시대착오인가?”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 여전히 수직적인 조직문화,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이런 낡은 풍경 속에서 디지털 세대가 숨 쉬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서도 AI 행정은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
AI가 민원 접수, 문서 분류, 보고서 초안 작성과 같은 단순 반복 업무를 맡는다면, 신입 공무원은 처음부터 기획과 정책 고민이라는 창의적 영역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AI 기반 협업 시스템은 수평적 소통을 촉진하고, 디지털 학습 도우미는 신입 직원이 빠르게 업무를 익히도록 돕는다. 행정현장이 기술을 통해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변할 때, 젊은 세대는 조직에 뿌리를 내릴 이유를 찾게 된다.
AI 행정 혁신으로 가는 길
청주가 나아갈 길은 분명하다. 먼저 시민과 24시간 소통하는 AI 민원 서비스 구축으로 시민의 행정 편의 증진과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 관리 자동화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가 손쉽게 가동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해야 하며, 셋째, AI를 통한 신규자 교육, 공무원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체계화하여 스마트 워크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행정 업무 전반의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빠르고, 정확하며, 즉시 응답하고 대응할 수 있는 행정혁신이 필요하다.
AI는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다운 행정을 가능케 하는 동반자이다. 청주가 이 동반자를 현명하게 맞이한다면, 우리는 단지 편리한 행정을 넘어, 시민이 편리하고, 공무원이 머물고 싶고, 나아가 미래를 선도하는 ‘첨단도시 청주’를 열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