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충청일보 138> 365日 그칠줄모르는 參拜客
1975년 8월 셋째 주
△13일 - 百원짜리 위조동전 忠州 忠北銀지점서
영화·드라마 등에서나 사회성 뉴스에서 지금도 들을 수 있는 말이 '위조지폐'인데 지금으로서는 생소한 '위조동전'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주요 기사는 아니지만 '百(백)원짜리 위조동전 忠州(충주) 忠北銀(충북은)지점서'라는 제목으로 이날 3면에 실려있다.
본문은 '1백원짜리 주화가 위조임이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1일 오전 10시경 忠州市(충주시) 성내洞 소재 忠北은행 충인洞지점 창구에서 은행원 金(김)정렬씨(31)가 동전을 환금하려다 이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 동전은 忠州市 교현洞 346 李(이)정복씨(39)가 지난 4월부터 집에서 돼지저금통장(당시 지면 표기임)에 동전 2만2천원을 모은 중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위조주화는 70년 한은 발행으로 되어있으며 검은회색으로 납으로 만들어졌으며 활자는 세밀하지 않고 무게가 4.8g으로 진짜 동전보다 가볍다. 경찰은 李씨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나섰다'고 돼 있다.
△14일 - 고인 된 육영수 여사 기리는 발길 잇따라
광복 30주년이자 육영수 여사 서거 1주년인 15일을 하루 앞두고 육 여사를 기리는 이들의 발길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모습을 스케치한 기사 '365日(일) 그칠줄모르는 參拜客(참배객)'이 이날 3면의 머리로 올라가 있다.
'광복 30주년을 맞는 15일은 故(고) 陸英修(육영수) 여사가 불의의 흉탄으로 타계한지 1주기. 서울 동작洞(동) 국립묘지 양지바른 고인의 묘소에는 고인의 서거를 애도하는 참배객들로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8월20일 고인의 幽宅(유택)이 이곳에 마련된 날로부터 지난 11일까지 1년간 고인의 묘소를 찾은 참배객 수는 연인원 4백37만7천1백69명으로 1일 평균 1만2천3백명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묘소참배객 중에는 金鍾泌(김종필) 국무총리를 비롯한 3부 요인 등 7천26명의 국내 저명인사를 비롯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포드 미 대통령 봉고 가봉 대통령 윌러시 호주외상 미야자와 일본외상 기시 일본 전 수상바스트라나 콜롬비아 전 대통령 쿠웨이트 및 이란 국회의장 등 외국 귀빈들만도 7천3백48명에 달하고 있다. 많은 參拜客 가운데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故人(고인)의 墓所(묘소)를 찾는 할아버지나 아주머니들의 모습도 있고 靈前(영전)에 무명지를 깨물어 혈서를 올리는 젊은이의 모습, 생전에 고인으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아 묘소 앞에서 통곡하는 나병환자(현 한센인) 불우아동들의 모습 등은 보는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중략) 특히 2월 17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머피 下院(하원)의원은 외국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墓所앞에서 무릎을 꿇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 눈길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지난 <다시 보는 충청일보 115>에서도 언급한 내용을 재차 인용하자면 상기의 본문 중 나병은 '문둥병 라(癩)'와 '병 병(病)'을 합친 이름이며 '라'는 두음법칙에 의해 '나'로 읽힌다.
이는 말 그대로 '문둥병'을 가리키는데 '살이 썩거나 물러서 힘없이 처져 떨어지다'라는 뜻의 순우리말 동사 '문드러지다'에서 나왔다.
한센인들 사이에선 전통적으로 편견과 차별이 담긴 표현으로 여겨졌기에 오늘날에는 '문둥병'이나 '나병'보다 병균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한센병'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신홍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