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6년 만에 사회적 대화 복귀…국회 주도 '노사정 협의체' 참여 확정

노동계·경영계·정부, 국회 주도 하에 대화 테이블 재편 주목

2025-09-03     김재옥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6년 만에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 복귀한다. 민주노총은 3일 서울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국회가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 참여 안건을 표결에 부쳐 가결시켰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 355명 중 261명이 참석했으며, 과반인 142명이 찬성하면서 참여 안건이 통과됐다. 이로써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탈퇴 이후 약 26년 만에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 공식 복귀하게 됐다.

노사정 대화 복귀의 배경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이 있다. 우 의장은 대통령 직속 경사노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2023년 8월 국회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번 결정은 그 제안에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응답한 셈이다.

민주노총은 1999년 김대중 정부 당시 공기업 및 대기업 구조조정에 반발해 노사정위를 탈퇴한 이후 줄곧 불참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후 2005년과 2018년, 2020년에도 복귀 논의가 있었지만, 내부 반발과 불신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2020년 7월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을 마련하고도, 발표 직전 내부 강경파의 반대로 민주노총이 불참을 통보해 합의가 무산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경사노위가 노동계의 일방적 양보만을 강요하는 형식적인 기구라는 비판을 견지해왔으며, 사회적 대화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노동환경 변화와 정치권의 협상 요구가 맞물리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더 이상 대화 테이블 바깥에서만 외칠 수는 없다”는 현실 인식이 공유되기 시작했고, 결국 중앙위 표결이라는 공식 절차를 통해 참여가 결정됐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국회 중심의 노사정 협의체 구성에 본격적인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협의체가 어떤 의제와 틀로 운영될지, 경총과 한국노총 등 다른 주체들과 어떤 협력과 갈등이 벌어질지는 여전히 주목할 대목이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노총의 참여 결정을 환영하며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노동과 자본, 정부가 책임 있게 미래 노동시장을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