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응틀을 만들어내는 부모 유형3

2025-09-08     충청일보

[내일을 열며] 송남용 심리상담가

우리는 지금 심리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살펴보면서 애정욕구를 좌절시킴으로써 부적응틀(보통 사람에 비해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틀)을 갖게 하는 부모 유형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그 중 첫 번째로 통제틀을 지닌 부모 유형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굳이 부모 유형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두 가지 목적 또는 이유 때문이다. 한 가지는 부적응틀이 부모(사회)라고 하는 환경에 의해 형성된 것이지 원래부터 그런 틀을 지니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한 가지는 이제 성장하여 부모나 사회인이 된 경우도 있을 것인데 부모로서, 사회인으로서 배우자나 자녀 또는 타인에게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를 인식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나를 변화시켜 새로운 삶,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첫 번째 조건이 나(내 틀)에 대한 자각이기 때문이다.

지난 칼럼에서는 통제틀의 유형을 습관성 통제틀, 권력형 통제틀, 불안형 통제틀 세 가지로 살펴보았으며, 각각의 특징과 통제 동기(의도)에 대해서도 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통제 목적과 통제 방식에 대해서 또 그럼으로써 어떤 틀이 형성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부모가 자녀를 통제하고자 하는 목적은 세 유형 다 부모 자신의 뜻대로, 부모 자신이 보기에 좋은 대로 또는 부모 자신의 방식과 취향대로 하고자 함이다. 그렇게 하고자 하는 동기 또는 의도는 지난 칼럼에서 살펴보았다.

통제하는 방식 또한 세 유형 다 대체로 비슷하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잔소리일 것이다. 그 외 협박, 조롱, 비난, 분석, 심문, 죄책감 심어주기, 불이익 주기 등의 방식으로도 통제한다. 그뿐 아니라 한심스럽다는 듯 한숨을 쉬는 방식으로 또는 ‘이렇게 하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해?’라고 무안을 주는 식으로 뜻과 방식과 취향을 이루어나가기도 한다. 또 가방이나 서류 등을 던져버리기도 하고, 최악의 경우 ‘내가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했지’라고 폭언하며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럴 때 자녀가 부모 말에 조금이라도 토를 달면 잔소리 등이 더 심해지는 데 반해 고분고분하면 통제욕구가 충족되어 잔소리 등을 멈추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기질이 세거나 고집이 센 자녀들은 야단을 더 맞으나 기질이 약한 고분고분한 자녀는 야단을 덜 맞을 수 있다.

통제틀을 지닌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에게는 파블로프 조건화 원리에 의해 부모와 비슷한 사람들에 대한 반감틀, 모방학습에 의해 부모와 똑같은 통제틀과 잔소리틀, 잔소리와 간섭에 민감한 틀, 승인추구틀, 눈치틀, 자유추구틀 낮은 자기감틀 등이 형성될 수 있다. 또 자신의 욕구와 감정과 의사를 제대로 표현해보지 못함으로써 비자기표현틀도 형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