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현장 ‘셧다운’ 충북 대형 사업도 차질

사망사고 여파로 공사 전면 중단… 3500세대 이상 입주 불안감 확산

2025-09-11     김재옥 기자
▲ 사진: 연합뉴스 TV

근로자 사망사고로 전국 105개 건설현장을 전면 중단한 대우건설이 청주에서 시공 중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도 모두 멈춰서면서 입주예정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사 재개 시점조차 불투명해 입주 지연, 금융 부담, 일정 변경 등 2차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4일과 9일, 울산 북항터미널과 경기 시흥 아파트 공사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전국 현장 셧다운(작업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청주지역의 대표 주거개발사업 현장인 송절동 ‘신영 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과 사직동 ‘센텀 푸르지오 자이’ 공사도 중단됐다.

공사 중단 여파는 크다. 송절동의 신영 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총 1268세대(아파트 1034세대, 오피스텔 234세대)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로, 2023년 4월 착공해 2026년 12월 준공 예정이었다. 현재 공정률이 상당 부분 진행된 가운데 돌연 공사가 멈춰 입주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직1구역 재개발 사업인 ‘센텀 푸르지오 자이’는 총 2271세대 규모로, GS건설과 대우건설이 공동 시공 중인 청주 도심권 최대 재개발 단지다. 3.3㎡당 평균 분양가 1423만원으로 청주 아파트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만큼 입주예정자들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2028년 12월 입주 예정이 현실적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게 됐다.

대우건설은 지난 10일 김보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모든 현장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최고안전책임자(CSO)의 점검을 거쳐 순차적으로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외부 전문가 점검, 위험 공정 사전 승인 강화, 협력업체 대상 안전교육 확대 등을 후속 조치로 내놨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1분기 기준 산재 사망자 1위(12명), 최근 5년간 산재 인정 2107건으로 업계 최다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우건설의 ‘안전 최우선’ 선언은 여전히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충북 음성, 대전 도안지구 등 충청권에서도 반복된 인명피해 사례가 있었고, 울산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로 다음 날인 5일 대우건설은 청주 대농2·3지구 복합개발 사업에 참여 신청을 하며 “안전 불감증”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청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하루 전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또 다른 사업을 추진한다는 건, 노동자 생명보다 수주를 우선시하는 기업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사업 수익보다 사람의 생명이 먼저라는 책임 윤리를 갖춘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청주에서 △사직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2025년 6월 19일~2028년 11월 30일)

△테크노폴리스S1블럭주상복합 신축공사(2023년 4월 1일~2026년 12월 31일)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공사(2014년 4월 1일~2026년 3월 31일) △남청주현도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2020년 6월 24일~2025년 8월 23일 완료 예정이나 지연 중) △한국토지주택공사 충북지역본부 신축공사(2025년 7월 9일~2025년 12월 11일) 등 대형 프로젝트를 복수로 진행 중이다. 대부분 도시 개발과 주거인프라 구축에 핵심적인 사업으로, 이번 공사 중단 장기화 시 지역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