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진수 교수, 34억 기부…탄소포집 연구 본격화

툴젠 주식 8만5000주 쾌척, 연구센터 설립 지원 세포소기관 DNA 교정 기술, Non-GMO 작물 개발 기후 대응·식량 안보·바이오에너지 산업 도약

2025-09-16     이한영 기자
▲ 왼쪽부터 김대수 생명과학기술대학장,이균민 교학부총장, 김진수 교수, 이광형 총장, 이상엽 연구부총장

대전의 과학도시 KAIST가 다시 한 번 글로벌 혁신의 무대에 서고 있다. 

공학생물대학원 김진수 교수가 기후 위기와 농업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툴젠 주식 8만5000주, 약 34억3800만원 규모를 학교에 기부한 것이다. 이 뜻깊은 나눔은 곧 출범할 '식물기반 탄소포집연구센터' 설립의 토대가 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연구에 동력을 제공한다.

연구센터는 식물과 미세조류의 광합성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율을 극대화해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고, 동시에 식량 생산성을 높여 글로벌 식량 안보 문제 해결에 나선다. 인류가 직면한 환경과 생존의 과제를 풀어내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핵심은 김 교수가 세계 최초로 완성한 '세포소기관 DNA 직접 교정 기술'이다.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 내 기관은 광합성과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지만, 기존 크리스퍼(CRISPR) 기술로는 교정이 불가능했다. 이번 기술은 이러한 장벽을 뛰어넘어 유전자 정밀 교정을 가능하게 하면서 난치성 질환 연구와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기술은 외부 유전자를 삽입하지 않고 식물 자체 DNA를 정밀 교정하는 방식이어서, 미국과 일본 등에서 'Non-GMO(비유전자변형생물체)'로 인정받는다. 이는 규제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중요한 장점으로, 농업·바이오 산업의 상용화와 시장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이번 기부와 연구소 설립을 통해 기후 변화 대응, 농업 생산성 향상, 바이오에너지 산업 창출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효율 작물은 지속가능항공유(SAF)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어, 한국이 미래 친환경 항공 연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김진수 교수는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인류 공동의 과제"라며 "과학기술의 힘을 모아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KAIST 이광형 총장은 "김 교수님의 헌신은 학문적 성취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과학자의 모범"이라며 "KAIST는 식물기반 탄소포집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혁신 연구를 선도하고 글로벌 위기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