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과일 선물 ‘풍년’…공급 늘고 가격 부담 ‘뚝’

사과·배·단감 출하 늘고 소비 줄어…3만~5만원대 실속세트 인기 예상

2025-09-24     김재옥 기자
▲ 소비자가 대형유통업체 과일 판매대에서 선물을 고르고 있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과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명절 선물로 과일세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들며 체감 가격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사과·배·단감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대폭 늘면서 과일 유통가에는 모처럼 ‘풍년’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오히려 올해 성수기 과일 가격은 안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추석이 지난해보다 늦고 여름철 고온으로 사과·배의 수확 시기가 늦어지며 출하 시점이 추석과 겹친 영향이다.

실제로 사과 출하량은 작년 대비 6.5%, 배는 7.2%, 단감은 무려 119.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감은 지난해 이른 추석 탓에 출하량이 적었지만, 올해는 대부분 품종의 정상 출하가 가능하다.

선물용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과일은 단연 사과(35%)였고, 뒤이어 배(12.9%), 애플망고(12.1%), 포도(11.2%) 순이었다. 과일세트 구입 예산은 ‘3만~5만원대’가 40.4%로 가장 많았고, ‘5만~7만원대’가 31.9%로 나타나 실속형 선물세트의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구매처로는 대형 유통업체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53.9%로 절반을 넘었으며, 온라인(8.8%), 농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6.5%), 과일소매점(6.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추석 직전 지급되면서 소비쿠폰 사용처로 농축산물(31.4%)이 외식(30.4%)보다 높은 순위로 올라섰다. 연구원은 “소비쿠폰이 지급되는 시점이 추석과 맞물려 과일세트와 명절 식재료 등 명절 관련 품목에 소비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차례상을 준비하겠다는 가구 비율은 40.4%로, 2016년 74.4%와 비교하면 9년 새 34%p가 감소했다. 명절 간 ‘본가·친인척 방문’(54.2%)보다는 ‘집에서 휴식’(34.9%)을 계획하는 비율도 높아져 명절 문화의 변화 역시 체감되고 있다.

그런데도 실속형 과일 선물세트는 여전히 소비자들의 명절 선택지로 남아 있다. 가격 부담이 줄고 품질이 보장되는 상품이 늘어난 덕분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석 선물 트렌드가 건강하고 실용적인 품목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가격 안정세를 보이는 과일세트가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