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삶의 가치를 가져야

2025-09-30     충청일보

[충청의창]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 (사)미래복지개발원 이사장

인간은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식해야 하고 사람이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노동가치를 훼손하게 된 것은 칼 맑스의 자본론에 기인한 자본과 노동의 잘못된 해석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노동의 신성함이 우리나라의 자본주의 사회에 정착되는 과정에서 이데올로기 개념이 지배됨으로 인해 말이다. 또한 임금의 관점을 임금착취설이라는 대립적인 시각에서 봐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동조합의 정의를 거론할 필요도 없지만, 노동운동 개념이 반사회적 활동으로 인식되면서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되어 왔고 현재에 이르러서도 과격하고 지나친 요구조건에 의한 파업활동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가계 기업 정부라는 경제활동의 3주체에서 정부의 재정적인 역할에 의해 가계가 유지된던 초기 자본주의 시대에는 국가나 정부 중심의 소득에 중심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 말 개발도상국 지위를 벗어나면서 급성장한 기업규모에 따라 가계의 주 소득원은 기업 중심으로 바뀌었고 국가경제활동도 기업에 의존하는 비중이 점차 커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인간은 노동에 의해서 일상생활을 유지해야 하고 일을 해서 벌어먹고 살아야 함이 생애 기본일 것이다. 그러나 노동을 신성시 하지 않는 사회는 붕괴될 조짐을 보이게 된다. 기우일지는 몰라도 자본에만 몰입하며 일하지 않는 사회는 암적 존재가 생존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치근 5년간 분석해 본 결과를 보면 ‘쉬었음’ 청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무려 4.5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출산인구가 감소하면서 청년인구 감소임에도 불구하고 구직활동을 하지 않거나 취업의지가 없는 청년이 계속 증가하면서 사회전체의 경제적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의 서열평가 중에 취업률 항목을 넣기 시작한 20년 전과는 전혀 딴판인 셈이다. 취업하려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의미없는 평가비교항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문제는 15-29세 청년인구가 감소했음에도 ‘쉬었음’ 청년인구의 규모가 증가하고 경제활동영역에서 이탈하는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는 현상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분석결과는 신중한 일자리 시장진입 또는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변명할 수 는 있지만 대학교 이상의 고학력 ‘쉬었음’ 청년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정책적으로는 교육수준별 맞춤형 정책지원으로 고졸미만은 기초학력강화 및 취업연계형 일자리 지원, 고졸은 현장 학습형 프로그램 및 직무기술 재교육지원, 대졸 이상은 전력산업 공공 청년일자리 사업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책보다는 사회분위기 상 어려운 실정이다.

작은 사치에 열광하고 ‘소확형’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세대의 행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작은 행복에서 벗어나 근로활동을 통한 소득과 돈의 가치에 대한 인식전환이 가능하도록 사회분위기를 이끌어 주어야 한다

부모 돈이 내 것이고 언젠가는 상속받을 것이라는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질 때를 기다리는’ 태도나 인식의 대전환 기대해야 하는데 어지럽고 원칙없는 대한민국에서 기능할지 의문이다.

즉, 부모자산 대물림의 자본에 휩쓸리고, 일 안해도 먹고 사는 사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