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센터, 다중화 시스템으로 안전하게 관리해야
[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지난 2023년 11월 17일에도 노후 장비의 교체 시기를 놓쳐 국가정보통신망 마비로 정부 24등 189개의 국가정보시스템에 장애가 있었다. 국민은 주민등록등본을 발급하지 못했고, 공무원은 행정전자서명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해 국가행정 마비가 있었다. 이 사건을 조사한 감사원은 예산의 부족으로 노화된 장비를 교체하지 못한 점과 장비의 비정상 작동을 담당하는 종합상황실 공무원이 알림창을 닫아 관제의 실패로 대응이 늦어져 복구의 골든타임을 놓친 점을 확인하였다.
감사원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장애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기준에 적정한 제도개선에 필요한 사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예산 관련 사항은 기획재정부에 감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유관기관이 함께 문제를 해결토록 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국가정보자산관리원은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아 다시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국민신문고 등 10여 개 공공서비스를 비롯한 647개 정부 업무시스템이 일시에 마비되는 더 큰 장애 사태를 만들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화재가 발생하여 기존시스템이 기능을 상실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다른 시스템이 그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이중화시스템이 되어 있지 않아 초유의 장애 사태를 만든 것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행정안전부 중심으로 운영되는 행정 기관의 IT 수요를 위해 운영하는 클라우드 존 방식의 시스템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자연재해, 사이버 공격, 시스템 장애 등 다양한 장애가 발생하였을 경우 신속히 복구해 정상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재난 복구(DR: Disaster recovery) 서버와 클라우드 재난 복구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 장애가 길어진 이유는 클라우드 DR 환경 구축의 미비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즉, 같은 데이터를 여러 곳에 복제해 보관하여 언제든지 사용하도록 하는 다중화 조치가 제대로 안 되었다는 것이다.
침략이 유달리 많았던 우리의 선조들은 대비하였다. 전쟁을 대비하여 정예화된 병력을 양성하여 배치하고, 최신 무기 등 물자도 적정한 곳에 비축하였다. 이것도 비밀로 정하여 분산 배치하여 여러 가지 변수에 대비하였다.
중요한 실록은 각 지역으로 분산 보관하여 전쟁 중에서도 한곳이라도 보존할 수 있었다. 이번 국가정보자산관리원에도 다중화 차원의 대전·광주·대구·공주(개소 예정)센터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구축되어 작동되었다면 이처럼 화재가 발생하였어도 장기간 행정 서비스가 마비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또 데이터센터의 시스템을 구축할 때 외부 충격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여 지속 사용 가능하도록 주변 환경을 구축하여야 한다. 화재의 발생의 원인이 된 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금속 화재 전용 소화제나 배터리 표면에 코팅으로 산소를 차단하고 냉각하는 겔 형태의 소화제 등 리튬배터리 전용 소화장치를 비치하여야 한다. 또 장애가 발생하였을 때 즉시 다중화된 시스템으로 전환 적용하는 훈련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