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피부 건강, 작은 실천으로 지키자

2025-10-12     충청일보

「기고」 김지은 청주시 청원보건소 주무관 

진료소를 찾는 어르신들 가운데는 고혈압, 당뇨, 관절통과 같은 만성질환 외에도 피부질환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피부의 수분과 피지분비가 감소해 건조해지고, 면역력도 약해져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가을철에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어르신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으로는 소양증(가려움증)과 대상포진이 있다. 두 질환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절한 관리와 예방이 중요하다.

소양증이 심하면 가려움으로 인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긁다가 피부에 상처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농촌 지역 어르신들은 농사일로 햇볕, 바람, 흙먼지에 피부가 많이 노출되고, 땀을 많이 흘려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소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샤워는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10분 이내로 마치고, 지나치게 자주 하거나 세정력이 강한 비누를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샤워 후에는 피부의 수분이 날아가기 전에 바로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 적절한 실내 습도 유지, 면 소재의 옷 착용이 도움된다.

단순한 피부건조 외에도 당뇨와 신장질환 등과 관련해 소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

또 어르신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앓고 난 후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재활성화되며 발생한다. 대상포진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붉은 반점과 물집이다. 초기에는 발진 없이 통증이나 발열,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어 감기나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대상포진은 발진 초기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통증을 줄이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으며, 치료가 늦어지면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극심한 신경통이 남아 수개월, 길게는 수년까지 고통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몸에 원인 모를 통증이나 발진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다행히 대상포진은 예방접종으로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50세 이상 성인은 예방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분들에게 더욱 권장된다. 이와 함께 충분한 휴식,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노인의 피부질환은 흔하지만 결코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 작은 실천을 통해 소양증과 대상포진을 예방하고 적절히 관리한다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