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꿈, 청년들의 위기
[충청의창]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 (사)미래복지개발원 이사장
최근에 캄보디아와 연관된 기사가 꽉 차고 청년들 삶의 행태에 대한 기사들이 많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라부부’나 ‘가챠샵’ 열풍이 불고 있지만 2030세대들을 중심으로 인형 피규어 등 캐릭터 상품 모으기가 경기불황이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작지만 마음의 행복을 이어가는 소비 트렌드로 소위 ‘작은 사치’라고도 하지만 만족도를 크게 느낄 수 있는 현상이다. 이들에겐 ‘선글라스 효과’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소소한 소비를 통한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을 보는 것이 더 나을듯한 현실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빚으로 연명하던 청년들이나 코인에 빠져 대학등록금, 자취방 전세금 등을 다 날린 이들에게 희망은 ‘큰 돈 벌어서 마음껏 쓰자’ 였던 것이다.
이에 캄보디아 사태가 교묘하게 엮어진 것이다. 비행기표 주고, 숙식 제공하고 대포통장만 개설하면 된다는 꾀임에 ‘한국 탈출, 캄보디아 행’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고 결국은 범죄자가 되거나 행방불명 의문사나 연락두절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당하게 된 것이다. 알래스카나 라스베가스로 금광의 꿈을 갖고 몰려들었던 예전 행태가 일시적인 흥행으로 끝나버렸듯이 일시적 흥행에 불과했다고 본다.
캄보디아는 국민 95%가 불교신자 국가로서 예전엔 크메르공화국으로 잘 알려져 있는 나라이다. 프랑스보호령 통치를 받다가 베트남과의 전쟁과 캄보디아 내전이 있었고, 흔히 ‘킬링필드’라고 알려진 대규모 학살이 1975-1978년 사이에 있는데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200만명 정도가 학살당했다고 해서 필수 관광코스이기도 하다. 스탈린주의와 마오주의에 기반한 농업국가 건설에 방해되는 양민들을 대상의로 가해진 사변은 정권실각으로 끝났고 1984년 영화로 제작 부각된 사실이다.
그런 국가에 갑자기 청년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유토피아의 땅이 되어, 2,000만원을 손쉽게 벌 수 있다는 소식에 떠나간 게 시초이고 범죄단체조직과 연결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중국에서 장기밀매조직에 희생된 이후 이젠 캄보디아에서 일어나고 있다. 자연사한 시신에서 적출한 장기를 이식해주는 사업이 성행해 콩팥 하나, 안구 하나에 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보이스 피싱 조직이 중국말로는 통하지 않으니까 한국 청년들을 포섭해서 사업을 확장했던 것이다. 일정 소득을 전제로 하지만 소식이 끊긴 젊은이들이 희생되었고 장기밀매조직에 연루되면서 감금 폭행 의문사가 빈번해진 것이다. 결국은 무연고 시설에서 화장처리되어 흔적없이 사건이 마무리되곤 한다. 중국 장기밀매조직이 캄보디아로 옮겨 나쁜 짓을 계속했던 것이고, 이들을 이렇게 방치한 국가는 여태 무엇을 했단 말인가.
국내에서 청년실업률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없다고 난리쳤지만 아무런 대책이나 결과물이 없었던 것이다. 청년들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나 지원이 수박 겉 핥기식이고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돈을 퍼붓고도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던 여성 정책과 같다고 할 것이다.
단돈 몇 푼에 인생을 망가뜨리려한 이들도 문제지만 사지로 몰아간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실현할 수 없는 꿈은 주식 한 주 없는데 주가지수 5,000이 무슨 의미가 있고, 15억 아파트가 서민이라고 하는 이 정치판 사고에서는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청년의 꿈이 사라진 지 오래이다.
이제라도 캄보디아가 아닌 대한민국에 정정당당하게 어깨를 펼 수 있도록 해줄 책임이 국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