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대전 도심이 하루 동안 시장으로 변했다
로컬푸드 장터로 농가 살리고 아나바다 장터로 나눔을 잇다 환경 캠페인, 지속가능한 일상 실천
도심 한가운데, 장터가 열렸다. 아스팔트 위에 펼쳐진 작은 천막들 사이로 신선한 채소 향이 퍼지고, 낡은 물건이 새 주인을 기다렸다. 물건을 사는 손길마다, 또 파는 마음마다 '순환'과 '나눔'이 공존하는 하루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본부장 김연숙)는 30일 대전 서구 아너스빌 정문 앞에서 '지역 농산물 직거래·아나바다 장터'를 열었다. 이름만 장터가 아니라, 지역 농가·시민·공공기관이 함께 만든 작지만 따뜻한 축제였다.
행사는 지역의 경제와 환경,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품었다. 먼저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에서는 대전로컬푸드라온아띠협동조합과 손잡고 대청호 인근 농가의 친환경 농산물과 수제 반찬, 지역 가공식품을 판매했다. 신뢰할 수 있는 생산자의 얼굴이 보이는 먹거리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마트보다 신선하고, 마음이 놓인다"는 한 시민의 말처럼, 도심 속 장터는 지역 먹거리 순환의 의미를 되살렸다.
아나바다 장터에는 대전충청본부 직원들이 기부한 의류, 생활용품, 소형가전 등 300여 점이 진열됐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웃음과 대화를 나눴다. 아이를 위한 장난감을 고르는 부모, 오래된 카메라를 손에 쥔 중년의 표정에서 물건이 이어주는 따뜻한 연결이 느껴졌다.
판매 후 남은 물품은 대전YWCA 아나바다 상점에 전달됐으며, 수익금 전액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재사용과 나눔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한 이날 장터는 지역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울림을 남겼다.
행사장에서는 대전YMCA가 주관한 '종이팩 분리배출 캠페인'도 함께 진행됐다. 대전충청본부는 시민들에게 장바구니를 배포하며 재활용과 자원절약의 실천을 독려했다. 시민들은 "일회용품을 덜 쓰는 일상의 작은 실천이 환경을 지킨다"는 메시지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김연숙 본부장은 "이번 행사는 공공기관이 지역과 함께 책임을 나누는 실질적 소통의 장이었다"며 "건강한 소비와 나눔이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 상생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충청본부는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 기반을 확대하고, 생활 속 실천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공기관의 본보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