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상수도, 김장철 수돗물 안전 논란…실제 원인은 고무호스

고무호스와 염소 반응이 만드는 냄새 문제 식재료 세척 때 발생할 수 있는 위생 위험 대전 수돗물의 안전성과 관리 체계 검증

2025-11-07     이한영 기자

겨울맞이 준비가 한창인 시기에 수돗물 냄새 민원이 늘어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짚어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는 김장을 준비하는 가정이 많아지는 시기마다 반복되는 수돗물 냄새 논란의 원인이 수돗물 자체가 아니라 고무호스 재질에서 용출되는 물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김장철을 앞두고 일반 고무호스 사용을 피하고 음용수용 전용 호스를 이용하자는 안내 이미지를 대전시가 제공한 모습. 일반 호스는 고무 성분이 염소와 반응해 냄새물질을 만들 수 있어 수돗물 세척 시 전용 호스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일반 고무호스에는 제조 과정에서 페놀류, 가소제 등 다양한 화학 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이 성분이 수돗물에 포함된 염소와 반응하면 클로로페놀류라는 냄새 유발물질이 생기는데, 극히 낮은 농도에서도 후각이 이를 쉽게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정에서 느끼는 불쾌한 냄새는 수돗물의 품질 문제가 아니라 호스 재질과 염소의 반응이 만들어낸 부산물에 가깝다.

시는 정수장에서 가구까지 공급되는 전 과정에서 적정 잔류염소 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잔류염소는 세균 증식을 억제하기 위한 필수적 장치이며, 환경부와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가장 안전한 소독 방식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냄새가 감지될 경우 대개는 소독제가 아니라 고무호스나 노후 급수설비 등 외부 요인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김장철에는 채소를 대량으로 손질하기 위해 호스를 사용하는 일이 잦지만, 이 과정에서 호스 내부 물질이 식재료에 닿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 오랫동안 물이 고여 있는 호스 내부는 세균 번식 환경이 되기 쉬워, 위생적 측면에서 적지 않은 우려가 제기된다.

상수도사업본부 황기영 수질연구소장은 "대전의 수돗물은 모든 기준을 충족하며 정수장에서부터 가정 수돗꼭지까지 철저한 검사를 거쳐 공급되고 있다"며 "김장철에는 가급적 호스 사용을 피하고, 꼭 필요하다면 음용수용 전용 제품을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질연구소는 법적 기준 60개 항목보다 크게 확대한 247개 항목을 상시 검사하고 있으며, 국제공인 숙련도 능력평가에서 8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분석 신뢰도를 확보했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