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도(平生圖)

2025-11-13     충청일보

[살며생각하며] 박효영 궁중기록화가

△그림 설명
 '평생도(平生圖)'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인생을 단계별로 그려 놓은 그림이다. 이 그림은 보통 병풍처럼 접을 수 있는 여러 폭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그중에서도 6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평생도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만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사진: 박효영 작가 제공 

 

▲사진: 박효영 작가 제공 

 

일반적으로 탄생, 결혼, 출세, 은퇴 및 회갑 등의 순서로 구성된다. 탄생과 건강함을 기원하는 돌잔치, 신랑과 신부가 예를 갖추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혼례를 올리는 결혼은 가정을 이루는 중요한 순간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 시대에는 과거 급제가 출세의 지름길이었기 때문에, 온 마을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거리 행진을 하는 모습은 매우 영광스럽고 중요한 순간을 나타낸다. 이후 관직에 오른 주인공이 실제로 벼슬을 하며 공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조선 시대 양반들이 꿈꾸던 '입신양명', 즉 사회에 나아가 이름을 떨치고 나라에 봉사하는 삶을 표현하였다.

이후 벼슬을 마친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 마지막으로 회갑 장면으로, 자식들과 손자들이 함께 모여 노부부를 축하해 주는 모습을 그렸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부부의 행복과 자손들의 효심, 그리고 인생의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제작 후기
당시 사람들은 이러한 그림을 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지 배우고, 아이들에게도 본보기를 보여주려 했다. 그림 속에는 인물들의 복장, 표정, 주변 건물이나 자연 풍경 등이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당시의 생활 모습과 문화도 함께 엿볼 수 있는 삶의 가치관과 꿈이 담긴 살아 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의 인생 계획표처럼, 평생도는 '조상들의 인생 설계도'라고 볼 수 있다. 이 그림을 통해 조선 시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다했던 가치들인 출세, 결혼, 효도, 여유로운 노년이 무엇이었는지를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