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능 치른 청춘들에게 경의를
오늘 전국의 수험생 50만여 명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쳤다.
찬 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시험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눈앞에 선하다.
오랜 시간 책상 앞을 지키며 시간을 쏟아온 수험생들의 인내와 노력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수능은 단순한 입시 시험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대부분을 걸고 준비한 일종의 통과의례이면서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문제 하나, 선택지 하나에도 집중력을 쏟아야 하는 그 여정은 절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고된 과정에서 배운 끈기와 절제, 자기 관리의 힘은 앞으로 인생의 어떤 무대에서도 잊지 못할 값진 자산으로 남을 테다.
수능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겠지만, 또 어느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을 남길 수 있다.
시험의 점수가,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인생은 단 한 번의 결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험을 통해 얻는 것은 결과가 아닌 가능성이다.
결과를 떠나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이날을 위해 자녀를 뒷바라지해 온 부모들과 지도해온 교사들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자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함께 해온 부모의 마음, 한 문제라도 더 가르치려 애쓴 교사의 정성은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다.
수험생들은 이제 잠시 책에서 눈을 떼고, 시험의 긴장과 압박에서 벗어나 가족, 친구 등과 웃으며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는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
결과는 곧 발표되겠지만, 그것이 인생의 순위를 가르는 잣대는 아니다.
단지 긴 인생에서 한 걸음은 내디딘 것뿐이다.
진정한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 사회는 수능을 계기로 입시 중심 교육의 현실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단 한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좌우된다는 압박 속에 청춘을 보낸다.
교육은 점수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학생 하나하나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어야 한다.
수능이 출발점이 돼야지 끝이 돼선 안 되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보낸 그간의 시간은 분명 앞으로의 삶을 단단히 받쳐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