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김장배추밭서 이형주 대량 발생, 종자 불량 의혹에 종묘업체 뒤늦은 사과

농장주,김장배추 밭 30% 피해 주장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실태 조사 착수, 국립종자원도 조사 나설 예정

2025-11-19     곽승영 기자
▲ 충북 괴산 배추 재배농가가 불량배추라며 뽑아 버린 배추.

 

충북 괴산군 감물 지역 김장용 배추 재배 농가에서 배추 종자를 파종했는데 수확기를 앞두고 밭의 상당량이 배추가 아닌 다른 잎채소로 자라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종자 불량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종묘업체가 뒤늦게 농가를 찾아 사과했고, 괴산군과 농업기술센터가 실태 조사에 나섰으며 국립종자원도 실태 조사에 나설 것으로 농가에 알려졌다.

농가에 따르면 문제의 종자는 배추 종자로 표시된 제품으로, 포장지 어디에도 다른 채소에 대한 표기는 없었다.

A 씨는 "배추로 알고 심었는데 밭의 상당량이 전혀 다른 작물로 자라났다"며 "엉뚱한 작물이 나와 인건비와 자재비, 비료·농약비 등이 모두 낭비됐다"고 토로했다.

특히 초기 육묘 단계에서는 배추인지 다른 잎채소인지 구분이 어려워, 잎이 손바닥(약 15cm) 이상 커진 뒤에야 일반 배추와 다른 형태가 눈에 띄게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밭에 자란 작물은 일반 배추와 생육 형태가 다르며, 농가 측은 "겉모습이 청경채나 얼갈이배추와 비슷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품종 감정 등 공식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품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농가들은 문제가 드러난 뒤 종자를 공급한 종묘업체 A사에 수차례 항의했으나, 회사 측이 "잡초 씨가 섞였거나 농가가 불량 씨앗을 잘못 쓴 것 아니냐"는 취지로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농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다"는 식의 발언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며, 유사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배추 대신 다른 형태의 채소가 자라나면서 김장철 출하를 목표로 세워둔 생산·출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농가들은 "개별 농민이 문제를 제기해도 업체가 버티면 끝이라는 식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며 "종자 관리와 사후 책임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종묘업체 A사 관계자는 18일 해당 농가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장 확인 결과 일부 이형주가 자란 문제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농가와 소통 과정에서 직원들의 대처가 미흡했던 부분은 농가에 사과드렸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 규모와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농가는 전체의 30% 정도 피해를 주장하지만, 지난여름 기후 상황과 F1 교배종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 검토를 한 뒤 농가에 다시 연락하겠다"며 "현 단계에서 보상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괴산군과 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은 해당 농가를 비롯한 인근 지역 배추 재배 실태를 조사하며 문제의 종자와 피해 규모, 원인 규명에 나선 상태다. 

국립종자원도 실태 조사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농가에 알려졌으며, 농가들은 "피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공정한 보상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괴산=곽승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