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충북의 중심'에서 '국토의 중심'으로
[기고] 오명근 청주시정연구원 연구본부장
청주가 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 추세인 인구감소 우려속에서도 청주시의 인구는 증가하고 있고, 하이닉스 M15X 공장 조기 가동 등 차세대 첨단산업도 지속 성장세이다. 최근에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타이틀을 획득하며 2018년 실패의 아픔을 스스로 극복하고 대한민국 대표 문화도시로서 위상을 드높였다. 또한 한국지방자치경영 평가에서 종합대상을 수상하는 등 지자체 대상의 각종 평가에서도 수많은 상을 휩쓸며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 전반의 지표가 개선되며, 청주가 ‘충북의 중심’을 넘어 ‘국토의 중심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할 조건을 하나씩 갖춰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현 정부의‘5극 3특 전략’은 권역별 자생 성장이 가능한 거점도시를 육성하고, 이를 초광역 협력체계로 연결해 균형 발전을 이루고자 한다. 이 지점에서 청주는 지리적·산업적 잠재력이 높은 도시이다.
수도권과 영호남의 중앙에 위치한 청주는 물류·교류·산업의 교차 지점이며, 청주국제공항과 KTX 오송역, 중부·경부 고속도로를 비롯한 다양한 교통망은 청주가 ‘전국 어디든 두 시간’의 생활권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송은 바이오·의약·정밀산업의 국가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청주를 첨단 연구·산업 혁신의 허브로 이끌 중요한 기반이 된다. 오창의 ICT·반도체 산업, 도시권역의 균형 있는 주거 확장까지 고려하면 청주는 이미 산업·교통·정주·교육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중부권 대표 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도시가 거점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선 외형적 성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산업과 도시, 교육과 문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성장 구조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첨단산업과 지역경제의 균형이 필요하다. 오송·오창의 바이오·반도체 산업이 고도화되는 동시에, 전통 제조업과 지역 상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정책을 다층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둘째, 정주여건 개선과 생활 인프라의 확충이 병행되어야 한다. 도시의 품격은 삶의 질에서 결정되며, 청주가 젊은 세대에게 ‘일할 도시’이자 ‘살고 싶은 도시’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주택 공급이 아니라 일자리와 교육, 문화와 휴식이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교육·문화·의료·환경 분야의 공공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
셋째, 교육과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단지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인재가 모이고 머무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지역대학을 단순한 학문기관이 아닌 지역 혁신의 거점으로 재편하고, 청년 창업과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정은 시민·전문가·기업·대학이 함께 도시 미래를 설계하는 거버넌스 기반의 정책 추진 방식을 강화해야 한다. 혁신은 행정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만들어가는 공동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만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청주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지리적 중심’으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제는 ‘국가 균형발전의 중심’, ‘중부권 메가시티의 핵심’, ‘삶의 품격이 있는 미래도시’를 목표로 도약해야 한다. 국가정책과 시정, 시민의 힘이 결합된다면 청주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진정한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