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광장에 켜진 성탄트리…대전의 연말이 조용히 시작됐다

도심을 채운 잔잔한 온기 예배와 음악이 흐른 시간 트리 아래 머문 겨울 풍경

2025-11-25     이한영 기자
▲ 25일 밤,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높이 솟은 대형 성탄트리가 점등되자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밝히고 있다

대전시청 남문광장에는 해가 기울 무렵부터 사람들이 조용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25일 저녁 광장 중앙에 세워진 성탄트리는 점등을 앞두고 고요하게 서 있었고, 시민들과 교계 인사들은 예정된 순서를 기다리며 겨울 공기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과한 소란 없이, 연말을 알리는 작은 기운이 광장에 천천히 퍼져나갔다.

행사는 대전기독교연합회 주최로 약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예배와 축사, 점등과 공연, 불꽃쇼까지 이어지는 구성 속에서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겨울밤의 흐름에 발걸음을 맞췄다.

▲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높이 세워진 대형 성탄트리가 불을 밝히는 순간 뒤편 하늘에서 붉은 불꽃이 힘차게 터지며 시민들과 참석자들이 점등식을 지켜보고 있다

1부 예배에서는 주바라기 찬양단이 시작을 알렸고, 참석자들은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함께 부르며 마음을 모았다. 듀엣의 노래가 이어진 뒤 하재호 목사가 말씀을 전했고, 곽성영 감독의 축도로 예배는 차분하게 마무리됐다. 어떤 장식도 없이, 소박한 울림만이 광장을 채웠다.

2부에서는 김승모 장로가 간단한 환영사를 통해 오늘의 자리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고, 시민들은 그 말을 조용히 받아들이며 연말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를 함께 누렸다.

3부 점등식에서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성탄트리의 불빛이 한순간에 켜졌다. 광장 전체가 밝아지며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빛을 기록하거나 가족·지인과 시선을 맞췄다. 무리 없이 이어진 축하공연에서는 박찬미의 노래와 대전시청선교회의 오카리나·중창, 대전장로합창단의 합창이 겨울밤의 공기를 부드럽게 채웠다. 뒤이어 펼쳐진 불꽃쇼는 소란스럽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인상적인 빛의 흔적을 남겼다.

▲ 25일 밤,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대형 성탄트리가 점등되자 관계자들이 무대 앞에 나란히 서서 축하 박수를 보내고 있다. 화려한 조명과 장식이 켜진 트리 뒤로 시청 본관이 밝게 빛나며, 겨울밤 분위기를 물들이고 있다

행사는 트리 앞에서의 단체사진으로 정리됐고, 시민들은 천천히 광장을 벗어나며 각자의 방식으로 겨울밤을 마무리했다.

이번에 점등된 성탄트리는 오는 2026년 1월 17일까지 시청 남문광장을 밝히며 연말연시의 시간을 함께할 예정이다. 큰 장치는 없지만, 불빛 하나가 오래 머무는 겨울밤의 정서는 시민들에게 조용한 쉼과 위로를 건네고 있었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