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초 통학길 긴급 정비…대전시, 안전 확보에 즉각 착수

어린이 보행환경 재설계 행정경계 넘는 지원 결정 전신주 지중화·보도 확장

2025-11-25     이한영 기자
▲ 24일 백운초등학교 통학로 구조개선사업 검토결과 보고회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이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구 괴정동 백운초등학교 앞 통학길이 오랜 시간 불편과 위험을 안고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대전시가 문제 해결을 위해 시 재정을 즉시 투입하며 현장 중심 개선에 착수했다.

아이들의 보행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24일 열린 둔산자이아이파크 입주민 간담회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은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길 조성이 최우선"이라며 "전신주 지중화와 보도 확장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의 문제 제기가 이어진 만큼 시는 추가 논의를 미루지 않고 바로 사업 추진을 택했다.

▲ 백운초등학교 통학로 구조개선사업 보고회 개최 장면

백운초 통학로는 평균 1m 남짓한 보도 폭에 180m 구간 동안 전신주가 5개나 서 있어 학생들이 나란히 걷기조차 어려웠다. 비가 내릴 때면 우산 때문에 통행 공간이 한층 좁아졌고, 일부 아이들이 차도로 내려설 수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도 반복됐다. 오후 등하교 시간대면 차량 흐름과 보행 흐름이 뒤섞여 긴장감이 이어졌다는 게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해당 구간은 폭 20m 미만의 도로로 서구청 관리 대상이지만, 대전시는 절차상 권한을 따지기보다 '즉각적 안전 확보'라는 가치에 무게를 두고 재정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시가 직접 책임지고 정비에 나서는 사례로, 행정경계에 따른 관할 논리를 내려놓은 점이 주목된다.

이번 정비는 △전신주 지중화(사업비 3억원) △보도 확장(L=150m, 폭 1.5m / 3억원)으로 구성되며, 모두 6억원 전부를 대전시가 투입한다. 지중화 공사는 한국전력공사가, 보도 확장은 서구청이 맡고, 백운초와 교육청은 학교 일부 부지를 보도로 내어놓는 방식으로 시와 조율을 마쳤다.

작업은 학생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겨울방학 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되며, 1~2개월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완료 후에는 학생들의 통학 동선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장우 시장은 "아이들이 걷는 길에 위험 요소가 남아 있다면 행정 규정이 아무 의미가 없다"며 "대전시가 책임지고 빠르게 정비해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등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