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1명당 93건 ‘번아웃’
권고 기준 보다 두 배 인력 충원은 없어
2025-11-25 박장미 기자
충북 청주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보건복지부 권고 기준의 두 배에 가까운 업무를 맡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단 한 명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청주시의회 복지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한동순 의원은 “복지부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1인당 연간 50건 이하의 사례를 처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라며 “청주시는 2023년 기준 1인당 93.1건을 처리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권고 기준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 명이 두 사람 몫의 사건을 맡아야 하는 구조다.
시는 지난해 감사에서 전담공무원의 번아웃, 보복성 민원, 아동 사망 사건에 따른 트라우마 등 업무 환경의 과중함을 인정하며 “최소 15명은 필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24년 현재 실제 충원 인원은 0명이었다.
한 의원은 “권고 기준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건수를 처리하는 구조 자체가 전담공무원의 번아웃을 고착화하고 있다”라며 “실제 충원이 없었음에도 ‘요청했다’라는 이유만으로 지적을 마무리한 것은 시민과 공무원 모두를 이해시키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가 제시한 상담 프로그램, 스트레스 관리 교육 등 심리적 지원책은 구조적 문제로 인한 직원들의 번아웃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아동학대 대응은 행정편의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지금 당장 실질적인 인력 증원과 조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장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