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전쟁 언제 끝나려나…

단양, 식수·산불 비상… 영농차질도 우려

2009-01-18     방병철

올 겨울 충북 단양 지역에는 눈다운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겨울 가뭄이 확산되면서 물 관리당국과 지자체에 비상이 걸리는 등 되레 '엄동설한(嚴冬雪寒)'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가뭄의 심각성을 말해주듯 단성면의 한 주민은 "수돗물은 10여일 전부터 한 방물도 안나오고 계곡에서 내려오던 물도 추위에 꽁꽁 얼어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겨울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실시된다는 소식에 설마했지만 주말부터 조금씩 줄어들던 수돗물이 13일부터는 완전히 끊겨 "하루 한 번씩 소방차로 비상급수를 받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곡면 어의곡리 홍서웅(43) 이장은 "간이상수도를 쓰고 있어 마을 대부분이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설이 코앞인데 계곡도 말라붙어 물 쓸 일은 많은데 걱정"이라고 염려했다.

특히 최근 몰아닥친 강추위로 단양지역 온도계의 수은주는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섭씨 영하 15도를 웃돌 정도로 떨어지면서 고지대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마음까지도 더욱 얼어 붙였다.

18일 단양군과 읍·면사무소 등에 따르면 제한급수에 시달리고 있는 6개 읍·면 22개 마을의 경우 주민이 요청할 때나 정기적으로 소방차 및 급수차, 행정차량 등이 물을 날라주고 있다.

단양119안전센터(센터장 이용표)와 매포119안전센터(센터장 송성섭)은 지난 10일부터 단성면 외중방리, 영춘면 남천리, 적성면 상원곡리 등에 급수차를 보내 급수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같이 갑자기 몰아닥친 강추위와 함께 수돗물까지 끊기자 단양군과 읍·면사무소는 가뭄이 지속될 경우 피해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우성수(47) 상수도담당은 "작년 가을부터 비가 오지 않아 최악의 겨울 가뭄이 지속돼 비상급수대책을 마련했다"며 "가뭄 장기화에 따라 물 절약을 위해 주민 협조에 나섰다"고 말했다.

제한급수 지역이 늘어나는가 하면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농작물 재배에 차질이 우려되고 건조한 날씨 탓에 가뜩이나 메마른 겨울철 산불이 발생할 우려가 한층 높아졌다.

안동환(43) 산림보호담당은 "메마른 날씨가 지속되고 인근 지역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산불감시원 등을 산불 취약지에 집중 배치해 순찰과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농작물의 경우 아직 농업용수 수요가 많지 않은 겨울철이라 큰 피해는 없지만, 가뭄이 더욱 장기화할 경우 영농철이 시작되면 농업용수 부족으로 영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선규(50) 친환경담당은 "가뭄이 봄 영농철까지 이어진다면 농사에도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며 "가뭄이 길어질 경우에 대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단양=방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