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필요한 시점

2008-11-23     김태인
▲ 김태인 하나대투증권 서청주증권 부장
지난주 초는 미국 증시가 3%이상 약세로 마감한 가운데 g20 회담에 대한 실망감으로 코스피는 14p 갭 하락 출발했고 장중 1050p도 위협했으나 은행업종과 건설업의 강세가 부각되며 1% 미만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리고 연일 추워진 날씨만큼 우리 증시도 추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월의 고점 수준인 1455에 바짝 근접하면서 1000p 밑으로 빠졌다. 하지만, 주말 코스피는 외국인이 매수에 가담하고, 증시안정기금이 투입된 데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구조조정 기대감이 가세해 큰 폭의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1003.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주말 미국은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의 재무장관 내정 소식으로 다우지수가 500 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며 8,00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22일의 호재로 작용한 미국 금융기관들의 구조조정 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와 미국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해법을 찾아나갈 것인지 등이 불확실성 등이 남아있어 이번주 국내 증시도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 시킬만한 호재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글로벌 경기가 뚜렷이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기대이상의 경제지표, 기업실적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는 국면인 셈이다. 당분간 시장이 우호적이지 못한 변수와의 싸움에서 지루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주에도 경기 침체의 골을 확인 할 수 있는 수많은 지표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여 증시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번주에 발표될 주요한 지표는 24일에는 10월 기존주택 판매에 관한 지표가, 26일에는 10월 신규 주택 판매 지표가 나올 예정이며, 25일에는 s&p/케이스 쉴러 주택가격 인덱스가 발표된다. 또 유력 민간경제 예측기관인 컨퍼런스 보드의 11월 소비자 신뢰지수도 같은 날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주에도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려와 실업률의 증가 발표, 소비 판매 위축 등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기 때문에 반등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주 투자전략은 위쪽으로든 아래쪽으로든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추이가 더욱 명확해지지 않는다면 일단 기다려보는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작은 재료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불안정한 투자심리를 반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작은 미확인 악재가 불거질 때 시장은 얼마든지 또다시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을 관망하면서 기다리는게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 "쉬는 것도 돈을 버는 것이다."라는 증시 격언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