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양곡창고 포화상태
18곳 운영… 재고쌀 '수북'
공공비축미 매입도 본격화
물량 넘쳐 4곳 더 계약 추진
쌀값 떨어져 농민들 한숨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공공비축미 매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충북 옥천지역의 정부양곡 보관창고의 보관능력을 넘어서게 될 전망이다.
양곡창고마다 묵은쌀이 수북이 쌓여있어 쌀값 하락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더욱이 공공비축미 우선 지급금이 지난해보다 하락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옥천군과 지역 농협에 따르면 군내 정부양곡 보관창고는 모두 18곳으로 70% 가량이 재고로 쌓여있다.
이 가운데 3곳의 보관창고는 100%를 웃돌고 있다.
올해 공공비축미곡 매입 물량은 4276t(10만6920포)으로 지난해 보다 15t 늘어났다. 이 같이 늘어난 물량을 보관할 여력이 없어 3곳을 새로 계약했고, 1곳은 추진 중이다.
쌀 재고가 쌓이면서 보관비용에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옥천지역에 있는 양곡 보관창고의 보관료는 창고 당(330㎡ 기준) 200만~230만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벼농사가 대풍이라는 분석 때문에 공공비축미 우선 지급금(40㎏ 기준)이 지난해 5만2000원에서 올해 4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청산농협 산물 벼(40㎏ 기준) 우선지급금도 하락했다. 지난해 4만원에서 올해 3만원으로 낮게 결정했다.
쌀값 역시 하락했다. 지역에서 생산된 옥두미 햅쌀 20kg 가격이 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7% 떨어졌다.
쌀 재고와 풍년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소비량 감소로 쌀값이 하락한 것이다.
옥천군은 올해 벼 생산량이 전년보다 22t 늘어난 1만1063t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5년 80.7㎏에서 2010년 72.8㎏, 2015년 62.9㎏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쌀 소비량 감소와 연속된 풍년, 재고량 증가로 쌀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민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청산면에서 30년째 쌀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씨(62)는 "젊은 사람들은 햄버거, 중화요리,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다 보니 쌀 소비가 되지 않는데다 쌀 재고량은 증가해 매년 쌀값이 하락하고 농가의 경영불안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남북 교류나 해외 원조 등 쌀 재고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