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미르·K재단 모금 의혹'
삼성으로 대기업 수사 확대

2016-11-03     이득수 기자

[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의혹과 관련해 3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김모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무는 재단 지원의 실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 수사가 롯데·SK에 이어 삼성으로 확대된 셈이다.

삼성은 두 재단에 삼성전자(60억 원)·삼성생명(55억 원)·삼성화재(54억 원)·삼성물산(15억 원)·에스원(10억 원)·제일기획(10억 원) 등 계열사를 통해 총 204억 원을 출연했다. 출연금 규모는 전체 53개 기업 중 가장 크다.

검찰은 김 전무를 상대로 어떤 경위에서 재단 기금 모금에 참여하게 됐는지, 이 과정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긴급체포)  등 청와대 인사가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파악했다.

검찰은 앞서 기존 출연금 외에 재단 측으로부터 70억∼80억 원대의 추가 지원을 요청 받은 롯데와 SK그룹 임원을 조사했다.

특히 롯데 측 진술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이 공모해 강제로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데 핵심 단서가 됐다.

삼성은 재단 출연금 외에 최씨와 딸 정유라씨(20)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에 승마 선수 전지훈련비 명목 등으로 280만 달러(한화 약 35억 원)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현지에서 승마 훈련을 뒷받침할 컨설팅 회사로 코레스포츠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건너간 돈은 정씨의 말 구입과 전지훈련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스포츠는 당시 승마 훈련장이 있던 헤센주의 로베트르 쿠이퍼스 회장이 공동대표로 등재돼 있었지만 최씨 모녀가 100% 지분을 갖고 있었던 회사이며,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인 작년 11월에는 비덱스포츠로 개명했다.

검찰은 독일 현지에서 정씨의 훈련과 말 구입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박재홍 전 마사회 감독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었다.

한편 최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47)가 조만간 중국에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차씨 변호인과 연락을 하고 있다"며 "(차씨가 한국에) 들어오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내일은 아닌 것 같고 주말에 갑자기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