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검장=요직코스' 공식
'최순실 게이트'로 새로 잇나
우병우와 불편했던 조은석 검사장 한직 밀려나
최재경 민정수석·송인택 지검장 인천서'호흡'
정기 인사서 주요 보직으로 영전 가능성 높아
[충청일보 박성진기자] 지난해 12월 조은석 청주지검장(사법연수원 19기)의 사법연수원 부원장 전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였다.
이승훈 청주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수 있도록 수사자료를 축적하고, 뇌물수수 혐의로 임각수 괴산군수를 구속기소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는데도 한직(閑職)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간 청주지검을 이끈 검사장들은 다음 보직 이동시 요직으로 배치돼왔지만 조 검사장에게는 '영전 공식'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온갖 풍문이 나돌았다.
이후 조 검사장이 당시 정권 실세였던 연수원 19기 동기인 우병우 민정수석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탓에 고검장 승진에서 물을 먹고 좌천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정설(定說)로 굳어졌다.
검찰 내 '우병우 사단'이 존재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우 수석이 검사장 등 고위직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이런 우 수석이 '최순실 비선 실세 파문'으로 물러나면서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17기)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
현 시국에서 최 수석이 전임자처럼 막후에서 검찰 고위직 인사를 통째로 쥐고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최소한 일부 주요 보직에는 '자기사람 심기'를 시도할 개연성은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이럴 경우 최 수석이 2014년 인천지검장 당시 손발을 맞췄던 송인택 청주지검장(21기)의 중용(重用)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당시 송 지검장은 인천지검 1차장검사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해운비리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해운업계의 구조적 비리를 피헤쳤다.
이처럼 최 수석과 2년 전에 호흡을 한 경험이 있는 덕에 오는 12월 내지는 내년 초에 단행되는 정기인사에서 법무부·대검 주요 보직으로 영전될 확률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말 청주지검장으로 부임한 송 지검장은 초임 검사장으로 이례적으로 청주로 발령됐다.
그 동안 청주지검장 자리는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고검 차장 내지는 법무부·대검 간부를 거친 2년차 이상이 부임하는 곳으로 인식돼 왔으나 이를 파격적으로 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