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은 뇌를 가진 독립된 생물체가 서로 협동하여 집합적 지능을 만들어 지능적 활동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집단생활을 하는 개미나 벌과 같은 생태연구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뇌가 있는 동물들은 지적 능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집단으로 생활할 경우 협력하여 본래보다 높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에르 레비는 자신의 저서 『집단지성』에서 집단지성은 "어디에서나 분포하고 지속적인 가치가 부여되며 지성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며 역량을 실제적으로 동원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나는 생각한다.'에서 '우리는 생각한다.'로 바뀐 집단지성은 "편재성, 지속성, 실시간 상호 조정성, 실천성"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레비는 집단지성으로 사이버 공간의 불확정성을 지식과 정보의 자유로운 분배와 상호 교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수많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터넷은 집단지성의 구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찰스 리드비터는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에서 '아이디어의 공유'를 주장하면서 그것만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았다. 아이디어 공유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그것을 더욱 강화하는 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집단지성은 무엇을 갖고 있느냐 뿐만 아니라 무엇을 공유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구현된다. 리드비터는 '집단지성 프로젝트의 5가지 성공원칙'을 제시하였다. 그것은 "핵심의 원칙, 기여의 원칙, 관계 맺기의 법칙, 협업의 원칙, 창의성 원칙" 등이다. 그는 집단지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수의 유능한 기여자들을 협업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으로 보았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대표적인 집단지성 사례로 손꼽힌다. 그것은 사용자 중심의 백과사전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고 활용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편집과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에 있다. 집단지성은 교수·학습 분야 중에서 협동학습에서도 발견된다. 협동학습은 모둠 구성원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학습하는 교수법이다. 같은 모둠이라는 관계성을 중시하며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다. 학습을 통하여 의사소통 기술과 사회적 기술이 발전하여 학생들의 다양한 집단적 재능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집단지성이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보다 적극적인 집단에 의해 여론이 조작될 가능성이 있어 사회적 다양성을 몰살시킬 수 있다.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진 지식과 정보가 전문적 지식인의 그것보다 뛰어날까라는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이미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던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겪었다. 미국산 쇠고기는 파동 14년 만에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또한 탈 원자력 발전에 대한 대중의 생각이 바뀌는 데는 불과 1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중은 1주일 만에 탈 원자력 발전이라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어 대중은 변덕스럽다는 말을 실감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