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ㆍ생산ㆍ소비 불안..하강탈출 당분간 힘겨워
고용은 취업자 증가 수가 정부의 목표치인 30만명대에 훨씬 못 미쳤고 생산과 소비의 증가는 둔화하고 있으며 공공요금 인상 등이 대기하고 있어 체감물가는 불안하다.
대외 여건도 미국의 경기 둔화, 중국 쇼크 등으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출은 좋지만 생산과 소비 등 내수 쪽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경기 하강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 크게 나빠지지 않겠지만 하강 추세를 벗어나기도 힘들 다"고 전망했다.
◇ 경기둔화 진행..생산.소비 부진
현재 경기 상황은 통계청이 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할 당시 그대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현재 경기에 대해 "지난해 11월을 정점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기와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조업일수를 적용한 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4%에 불과해 2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1월 소비재 판매 증가율은 3.1%로 지난해 7월의 -0.8% 이후 가장 낮았고 소매업 매출은 2.2% 줄어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월 설비투자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6.0% 늘어나 지난해 9월의 17.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연초에는 기업의 투자 의욕이 강하기 때문이다.
◇ 취업자 증가 5개월째 20만명대
1월 취업자 수는 2천272만9천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25만8천명 늘어나는 데 그쳐 취업자 증가 수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저조했다. 취업자 증가 수는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20만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537만명으로 최대를 기록했고 구직단념자는 13만9천명으로 17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 구직을 하지 않거나 단념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으로 그만큼 고용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는 올해 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벌써부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수출은 호조..경상수지 적자전환
지난해 우리 경제를 유지했던 수출은 올해 들어서도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들어 지난 2월까지 수출은 545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증가하면서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최근 원.달러 환율도 930~940원대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외여건 호조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경상수지는 수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1월 국제수지는 5억1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5개월 만에 적자로 반전됐다. 해외여행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 환율.유가 안정..美경제.차이나쇼크 우려
환율과 유가 등 대외 요인들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중국발 불안 요인까지 전세계 증시를 뒤흔드는 등 새로운 위험리스크 요인이 등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2일 현재 943.1원으로 마감돼 올해 들어 평균 936.8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엔 환율도 작년 종가 783.4원이었으나 2일에는 801.8원으로 마감되면서 800원선을 회복했고 올들어 평균 778.1원을 기록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올해들어 평균 53달러대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작년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고 중국발 쇼크로 전세계 증권시장이 요동치는 등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 경제가 안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면서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는 중국발 리스크까지 발생, 금융시장에서도 중국이라는 불안요인이 새롭게 부상한 상태다.
◇ 물가 안정속 체감물가 우려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인천, 경기도, 전라북도, 경상북도를 비롯한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빠르면 이달부터 대중교통 요금과 상.하수도, 쓰레기봉투 등 각종 공공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신학기를 맞아 대학과 입시 학원들의 등록금과 학원비도 꿈틀하고 있다.
공공요금과 교육물가는 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경기가 하강하는 상황에서는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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