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부회장

부모는 자식을 생각하고, 국가는 백성을 생각하고, 스승은 학생을 생각하는 것이 근본정신이다. 많은 의사, 의대생들이 거리에 나선지 한 달이 지났다.  많은 의과대학과 병원의 교수들은 동맹휴학을 하는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안타까움으로 병원 앞에서 함께 목소리를 낸다. 제자들을 생각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엄중한 시기에 의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의료정책 추진은 적합하지 않다. 발 빠르게 퍼져나가 감염을 일으키는 코로나19, 전 세계에까지 퍼져 팬데믹을 일으키는 매우 위험한 바이러스이다. 그 후유증과 중증환자 사망률은 두말할 것 없이 상당히 심각하고 높다. 그런데, 국가는 이러한 혼란기를 틈타 감염의 전선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바이러스와 싸우는 장수에게 뒤에서 칼을 꼽으려고 하는 격이다. 

바이러스로부터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려는 의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혼란을 부추기는 것이다. 백성을 위하여야 하는 국가에서 오히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의 부실이나 잘잘못에 대한 관련단체의 의견 수렴도 없이 진행된 사안을 국민들로 하여금 의사들이 밥그릇 챙기는 것으로 알게 하고, 의사를 대다수의 국민과 적이 되어야하는 존재인 것처럼 보이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파업을 선언한 기간 동안, 국가는 의사-간호사, 의사-한의사의 대립구도를 만드는 분위기다. SNS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의료인이 간호사 여러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문제가 되었던 이 문구에 대해 젊은 간호사들은 대립구도를 만들지 말라는 요청 글까지 올렸다. 정책 수립에 당사자와 대립되는 사람들의 의견만이 반영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민주주의적절차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당사자, 관련단체의 의견은 없었다.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것은 단순히 밥그릇을 위한 싸움이 아니다. 법안이 발의되기도 전에 공공의대를 세우겠다며 남원시의 부지를 비싼 가격으로 매매한 것과 입학생을 시, 도지사추천과 시민단체의 의견으로 뽑는 것은 대다수 국민들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정한 절차와 정확한 방법 없이 예비의사를 선발하려는 뽑으려는 정부의 태도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과 의료계 인프라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겨진다. 

단순히 의사가 엘리트 집단이라는 반감으로 비판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최고의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다. 최고의 수재들이 입학 후, 예과과정2년, 본과과정 4년(의사고시),전공의 과정 5년(인턴1년, 레지던트4년)을 거쳐 전문의가 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의 대가가 보장되지 않고, 일반 노동자와 같은 방식으로 대우를 한다면 인재들은 의사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의료의질은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사들에게 뒤에서 칼을 꼽는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귀를 열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무엇이 급하기에 관련단체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강행하려하는지 자격에 대한 이해 없이 '평등'만을 부르짖는 것은 오히려 우리나라의 의료계 수준을 떨어뜨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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