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 박사 ·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더우면 옷을 벗게 되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게 된다. 당연히 옷차림도 가벼워진다. 겨울보다는 봄에 봄보다는 여름옷이 가볍고 시원하다. 올해는 유독 이르게 무더위가 찾아왔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있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고 짧고 얇은 옷을 주로 입는다. 특히 해수욕장에서는 남녀노소 모두 노출이 많은 수영복 등을 입는다. 

휴가철 혼잡한 해수욕장 샤워장 출입은 누구나 가능하기에 불법촬영 장비의 설치가 쉽게 가능하다. 해수욕장 내에서의 신체촬영은 물론 공공화장실, 샤워장, 탈의실 등 다중이용시설에 불법촬영 장비를 설치하여 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점차 소형화되고 선명한 영상으로 발전된 동영상 기술의 발달은 노출이 심한 해수욕장 등에서 디지털성범죄 증가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조작이 간편해짐에 따라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불법촬영 장비를 작동할 수 있다. 초소형 카메라와 고화질 등 기술이 발달하면서 모자, 안경, 시계, 반지, 볼펜 등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변형되어 제작된다. 때문에 전문가도 대충 보아서는 카메라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또 카메라의 전원이 꺼진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촬영하는 장비도 등장했다. 

요즘 들어 화장실의 불법촬영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미디어에서 잇단 보도로 유행을 타듯 번지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는 다중이 이용하는 화장실 칸마다 불법촬영 방지막을 설치하는 등 대응이 적극적이다. 불법촬영 피해자는 유포되었을 경우 심각한 정신적 피해에 시달린다. 우리나라에서 찍힌 불법촬영 동영상이 일본에 건너가 인가받은 포르노 저작물로 제작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사례도 있었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유포되면서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러한 불법촬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다중시설을 이용할 때 불법촬영 장비가 설치되어 있는지 탐지하여야 한다. 불빛이 있는 곳의 주변에 카메라를 설치할 만한 구멍이 있는지 유심히 점검하여야 한다. 특히 반지, 시계 등 여러 종류의 생활용품으로 가장한 소형 장비가 등장함에 따라 해수욕장 등에서 모자, 시계, 볼펜 등을 자주 만지거나 하는 사람은 경계하여야 한다. 누구나 자신의 얼굴 등 신체를 몰래 촬영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또 국가는 불법촬영이 예상되는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등 공공장소를 주기적으로 탐지, 점검하여 디지털성범죄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한다. 카메라가 작동하게 되면 경고음을 알려 예방할 수 있는 상시 탐지시스템 설치도 고려해야 한다.

불법촬영장비의 탐지가 필요할 경우 한국도청탐지업협회와 같은 전문적인 기관에 의뢰하여 기술자문을 받은 후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허가 탐지업체나 비전문가에게 잘못 의뢰하여 부실한 장비로 탐지를 하게 되고 오히려 재정적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재정적 손실은 그렇다 하더라도 부실장비와 비전문가에 의한 부실탐지로 불법촬영 피해가 발생 할 수 있음도 고려하여 방송통신위원회에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로 등록되었는지 확인도 필요하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