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 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5개월 동안 폭언과 살해 협박을 받던 피해자는 결국 살해당했다. 50대 남성이 전처를 찾아가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있었다. 두 사건 피해자들은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에 따라 신변보호를 요청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했다.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은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완벽한 보호를 위한 관련 조치는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9월 경찰청이 제출한 '최근 5년간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중 안전조치 요청자 사망 건수' 자료를 보면 2022년 상반기에만 4명이 신변보호 조치 중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첨단 장비 지원과 맞춤형 순찰을 제공하는 등 신변보호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경찰에서 제공한 신변보호 조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데이트 폭력, 스토킹, 묻지마 범죄 등 개인 신상을 위협하고 때로는 소중한 생명까지 빼앗는 범죄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치안 수요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경찰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공경비로는 국민 모두를 개인적으로 근접하여 보호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가 민간경비에 의한 신변보호이다. 이미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신변에 조금이라고 위협적이라고 느낄 때 민간경비를 활용한다. 민간경비가 신변보호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생활화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 안전을 위해 하루빨리 근접에서 신변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신변보호업무제도를 활성화 하여 안전한 사회가 되도록 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민간경비는 1976년 '경비업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경찰과 함께 치안 서비스의 한 축을 맡아 성실히 업무를 수행 중이다. 그중 신변보호업무는 1990년대에 도입되었다. 신변보호 업무는 민간경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민간경비 신변보호업무를 수행하는 경호원은 신체 조건부터 경호·경비 기술까지 갖춘 전문 인원으로 구성된다. 의뢰인의 근접 보호는 물론 피해 상황, 현장 사진 촬영 등 범행 피해 증거 수집도 돕는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신체에 위협으로부터 이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주로 사건 사고 뒤에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과 달리 민간경비 경호원은 근접에서 위협에 대응한다. 의뢰인이 요구하면 24시간 경호도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경호업무이다. 

신변보호를 하는 경호원은 자격 조건이 까다롭게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 번만 확인하면 될 것을 이중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잘못된 제도이다. 먼저 신변보호 업무를 하는 경호원은 범죄경력조회와 성범죄경력조회를 범죄경력조회로 일원화해야 한다. 또 범죄경력조회를 실시한 분기에는 조회를 유예하는 등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간소화해 업무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열악한 신변보호 업계의 성장을 위한 시장 확장과 다양한 지원책 역시 필요하다. 업계는 철저하고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업무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국내 신변보호업체들과 협력한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자체평가와 역량 있는 요원을 선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신변보호 업계 발전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 보호로 이어진다. 국가는 '막지 못한 범죄'라며 체념하지 말고 민간경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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