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민 충청일보부동산전문위원/청주집현전공인중개사무소대표]
청주에서 장사가 잘되는 상권은 어디일까? 떠오르는 상가 지역은 어디인가?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대부분 복대동 대농지구나 율량동 구 라마다호텔 인근 중심 상권, 또는 동남지구 제1생활권이라고 답할 것이다. 특히 삼겹살이나 호프집 등 주류 음식점 자리를 찾는다면, 위 세 개의 상권을 최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게 일반적이다. 필자에게 중개 의뢰를 하는 대다수의 예비 식당 창업자들도 대농, 율량, 동남지구 위주로만 매물 문의를 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이 3곳이 정말 청주에서 장사가 가장 잘 되는 지역일까?
객관적인 분석을 위해선 동일 프랜차이즈의 청주 각 지점별 매출 자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각 지점의 장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므로, '오픈업'이라는 상권 분석 플랫폼 자료를 통해 비교해보고자 한다.
오픈업의 매출값은 여러가지 기반 정보를 활용해서 AI가 계산한 추정 매출이기 때문에 실제와 다를 수 있다. 다만, 각지점 매출의 많고 적음을 비교하기에는 이만큼 괜찮은 데이터가 없을 듯하여 활용해보기로 했다.
오픈업을 통해 가장 먼저 비교해본 프랜차이즈는 **커피이다.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중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매장 수를 확보했고, 청주에도 제법 많은 동네에 입점해 있다. 개인적으로 점포 위치 선정을 상당히 잘하는 프랜차이즈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커피 전문점 중 이곳을 상권 분석 표본 업체로 선정했다.
해당 프랜차이즈는 청주에 30개 이상의 매장이 운영 중인데 그 중 주요 상권으로 분류될 만한 23개 지점의 매출액이 많은 순서대로 정리해보았다.
결과는 의외였다. 동청주의 항아리 상권 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젠 구도심이 되어버린 금천 용담광장과 시내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의 오창2산단 지점 매출 순위가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 매출이 아닌 추정 매출이기에 오차 범위가 클 수 있음을 감안해야겠지만 평소 생각하던 청주 상권 매출 순위와는 다소 차이가 나서 어리둥절했다. 더군다나 청주 최상급 상권이라고 일컬어지는 대농지구 지웰시티점보다도 장사가 더 잘 된다니, 솔직히 믿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각 매장 점포 위치와 주변 환경을 살펴 보면 신빙성이 없는 결과는 아닌 듯하다.
금천점의 경우 6~7천 세대 규모의 아파트 인구가 이 항아리 상권에 몰려드는 응집력이 우수한 상권이고, 그 중에서도 가시성이 뛰어난 대로변에 자리잡았다. 병의원과 학원가로 형성된 건물이 빼곡히 들어선 길목이면서 동시에 횡단보도에서 잘 보이는 점포에 입점해서 목마른 사람들이 들르기 좋은 자리이다.
오창2산단점의 경우에도 해당 상권의 가장 좋은 길목을 차지했다. 매장 바닥면적도 상당히 넓은 편이라 높은 매출이 나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웰시티점도 굉장히 탁월한 위치 선정을 했지만, 매장 전면이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고 스타벅스, 빽다방 등 수많은 경쟁 업체가 입점한 상권이라 명성과 기대에 못 미치는 영업력을 나타내는 것 같다. 물론 3위도 대단한 것이므로 체면치레는 했다고 볼 수 있지만 말이다.
반면에 동남지구나 구舊 라마다호텔 인근 율량2지구 상권, 더불어 유동인구 많기로 소문난 고속터미널 인근의 강서동 상가 지역은 명성에 한참 못미치는 월 매출을 나타냈다. 매장 위치를 살펴 보니 3곳 모두 자리 선정은 잘한 편이지만 전면이 좁아 대외 홍보효과가 반감되고, 사람들이 다니는 주요 동선에서 살짝 빗겨났거나 그저 흘러 지나가는 점포에 자리잡았다. 이 탓에 위 세 개 매장은 상권의 유동인구나 유효 세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하급지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주동선 사거리 코너에 자리잡아 집중도 측면에서 훨씬 우월한 봉명동 지점에 비해서도 적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렇듯 해당 프랜차이즈의 예상 매출액 순위만 따지자면, 상권의 크기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결국 그 지역 내 입지가 얼마나 우수하고 가시성이 어느정도 좋은지에 따라 집객력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겠다.
다음은 맥주 프랜차이즈의 청주 지점별 예상 매출 순위이다.
이 프랜차이즈는 매장 수로는 전국 2위에 랭크된 곳이고, 코로나 시국에도 지점 수가 꾸준하게 증가한 업체이다.
청주에는 15개 내외의 지점이 운영 중인데 일부 매장의 매출액이 검색되지 않아 13곳만 정리해보았다.
청주 매출 1위 지점은 복대동 대농지구에 위치한 청주복대점이다. 청주 제1의 먹자골목 중심 거리에 자리잡았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주로 젊은 연령층이 찾는 호프집인 만큼 청주대나 충북대 지점의 매출 순위도 높았고, 육류 식당가 주요 코너자리 중 한 곳을 차지한 오창지점 또한 상위에 랭크되었다.
금천점 또한 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커피 전문점에 이어 맥주 프랜차이즈 매출 또한 동남, 강서, 율량지구보다 높으니 금천동 상권을 다크호스라고 부를 만하다. 해당 상가 지역의 바닥 권리금 시세가 신흥 상권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임을 감안하면, 실속 있는 상권이라고도 일컬을 수 있겠다.
해당 프랜차이즈 율량점의 경우엔 젊은 층 유입이 청주 탑클래스인 율량2지구 상권 안에 있으면서도 눈에 띄지 않는 상가에 입점한 바람에 저조한 매출을 나타내는 듯하다. 상권 규모는 훨씬 작고 전성기도 한참 지나 외부 유입 인구가 적지만, 상권 내 목 좋은 코너 자리를 차지한 사천점과 비교해봐도 율량점의 매출은 높지 않으며 수익성은 오히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유명 프랜차이즈 족발집의 청주 지점별 매출 비교이다. 한식 위주의 주류 음식점 매출이 높은 지역을 파악하기 위해 비교해본 것으로, 원래는 술과 고기를 파는 식당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겹살이나 육류 구이 프랜차이즈를 표본으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소고기나 돼지 구이 프랜차이즈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반면 동일 브랜드로 청주 주요 상권 대다수에 진출한 곳이 없기 때문에 비교 대상으로 삼기 어려웠다.
또, 한식 프랜차이즈 중 전국 매장 수 1위를 차지하는 죽 전문점은 비빔밥까지 곁드린 자매 프랜차이즈가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비빔밥이 추가된 영업점의 평균 매출이 더 높다. 그런데 청주의 어느 지점은 죽만 팔고 어떤 곳은 비빔밥도 함께 판매해서 지역별 비교 표본으로 정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까닭에 전국 400개 매장이 운영 중이고 청주엔 11개 지점이 있는 해당 족발 전문점을 기준으로 한식당이 잘되는 지역을 찾아보고자 했다.
그 결과 동남지구의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앞서 확인한대로 동남지구 제1생활권 중심상권은 커피와 맥주 전문점 매출 부문에서 명성과는 달리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상권 내 매장 위치가 브랜드 특성과 가시성 측면에서 썩 좋지 않은 자리인 탓에 '체면이 서지 않는' 초라한 매출 순위를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족발 전문점의 경우, 주류 음식점 자리로는 최상급인 주요 동선 사거리 코너 점포를 선점한 덕분에 떠오르는 신도심 상가 지역의 막강한 판매력이 여실히 나타나는 것 같다.
심지어 지웰시티점의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 내심 놀랐다. 지웰시티점이 해당 상가지역의 2등급지 끝자락에 자리잡은 탓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지구 지점이 청주 제1의 먹자 상권 지점을 압도했다는 건 여러모로 의미있는 일인 듯하다.
우선 동남지구 상권은 2~3등급 위치의 점포는 집객력이 아직 미흡하지만 1등급 자리는 상당히 강력한 힘을 지녔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어느 지역이건 상권의 규모보단 그 지역 내 입지와 브랜드, 또는 상품과의 적합성이 더 중요하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다. 이와 같은 맥락의 또다른 예로, 테크노폴리스지점을 들 수 있다. 테크노폴리스는 상권 형성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걸음마 단계의 신도심 상권이라 대부분의 식음료점 매출이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해당 족발 프랜차이즈 테크노폴리스점은 유효 수요층인 아파트 단지와 가까운 삼거리 코너 자리를 차지한 덕분에 장사가 잘 되고 매출액 순위도 높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청주 지점별 매출 순위를 살펴보겠다. 이 브랜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를 확보한 버거 프랜차이즈인데, 창업 플랫폼 '마이프차'에 등록된 바에 따르면 전국 매장 평균 월 매출이 약 3,6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용담광장점이 5,200만 원, 청주우암점이 4,800만 원의 추정 매출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도 최소치이기 때문에 어쩌면 전국 평균 금액의 2배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밖에 지웰시티점, 성안점, 율량점이 전국 평균에 부합하는 수준이고, 청주의 나머지 지점들은 그 이하의 수입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살펴 본 내용을 근거로, 청주에서 식음료 장사가 잘되는 지역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오픈업 예상 매출액 기준으로) 용담, 금천동 중심 상가지역의 식음료 매출이 높은 편이다. 구도심이고 점차 쇠락해가는 상권이긴 하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눈여겨 봐야할 식당가임은 분명하다.
2. 복대동 대농지구는 대부분의 메뉴에서 청주 평균 이상의 매출액을 나타내는 안정적인 상권이다.
3. 신흥 상권인 동남지구와 율량지구는 지역 전체적으로 영업력과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닌 듯하다.다만, 최상급 점포의 집객력과 매출액은 상당히 우수하다.
4. 상권 전체의 유동인구나 규모보다 해당 지역 내에서의 입지가 중요하다. 융성한 상권의 2등, 3등급 자리보다 소규모 상가 지역의 1등급 점포의 매출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청주에 첫 진출하는 전국구 프랜차이즈라면 가장 안정적인 집객력과 영업력을 갖추었고 상권 활성도도 우수한 복대동 대농지구에 1호점을 차리길 권장한다. 점포 위치나 브랜드 특성에 따라 매출 규모가 달라지므로 매번 청주 최고의 수익률을 보장할 순 없겠으나, 대농지구가 매출의 안정성과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 청주에서 가장 유리한 지역임은 분명하다.
반면에 자본금이 넉넉치 않은 개인 창업자라면 굳이 대농, 동남, 율량지구 등 신흥 상권에 목맬 필욘 없어 보인다. 앞선 비교 분석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3대 상권이 청주의 다른 상가 지역에 비해 항상 압도적인 판매력을 보이진 않으니까.
물론 신흥상권의 가장 탁월한 위치를 점한다면 상당히 큰 매출을 달성하겠지만, 그러한 점포는 바닥 권리금만 최소 1억에서 많게는 2억 원까지 줘야 한다. 호가 및 실제 거래 가격이 그렇게 형성돼 있다. 여기에 상가 보증금과 프랜차이즈 인테리어 비용까지 합하면 최소 3억, 평균 4억 원 이상의 초기 투자금이 필요하다.
때문에 총 자본금이 1~2억 원 이내의 소자본 창업자라면, 차라리 이미 전성기가 지난 상권이더라도 가성비 좋은 그 지역 내 1등급 자리 혹은 브랜드 적합성이 우수한 상가를 노리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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