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지난주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번 비로 연휴에 세웠던 여행이나 야외 나들이 계획을 망쳤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한동안 심각한 가뭄에 시달린 지역에는 축복 같은 단비였다. 이처럼 자연은 우리를 웃고 울린다. 이번 비는 가뭄이 심했던 터라 도로에 군데군데 포토 홀이 많이 만들어졌다. 이를 지나갈 경우 자동차 파손은 물론 인명피해를 입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교통안전'이란 관점에서 볼 때 폭우 시에는 더 많은 주의를 요한다. 특히 비 오는 도로는 다양한 위험 요소를 품고 있다. 그중 포트홀은 빗길 운전 시 가장 피해야 할 존재다. 장마철과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아스팔트 틈으로 스며든 수분이 차량통행으로 압력을 높여 균열을 만든다. 이렇게 발생한 균열은 주행하는 자동차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움푹 파인 구멍을 생성한다. 이 같은 현상을 포트홀(Pothole)이라 한다. 포트홀 크기는 집과 건축물을 삼킬 정도로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싱크홀과 달리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깊게 파인 포트홀은'도로 위 지뢰'라고 불린다.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포트홀 위를 지나가면 휠이나 타이어에 손상을 입게 된다. 심할 경우 자동차 움직임을 제어하는 조향장치나 노면에서 받는 충격 등을 완화하는 현가장치에 이상을 일으킨다. 이는 운전자의 통제력을 상실시켜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포트홀 사고는 감속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운전자는 폭우 시 주행속도를 평소보다 20~30% 줄인다. 포트홀을 피하려고 무리하게 급제동하거나 급차선변경을 하면 또 다른 사고를 만들 수 있다. 전방을 예의 주시하면서 미리 대비해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은 적정 압력보다 10% 더 넣으면 좋다.
사륜차보다 불안정한 이륜차는 포트홀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요즘은 자전거나 킥보드 같은 공유 이륜차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포트홀로 발생하는 낙차 사고 등을 조심해야 한다. 안전장치 없는 이륜차 운전자는 순식간에 튕겨 나가 크게 다칠 수 있다. 폭우에는 이륜차 사용을 삼가거나 부득이하게 운행할 경우 안전 장비를 착용한 뒤 도로 상황을 볼 수 있게 서행 운전한다.
포트홀은 도로관리주체에 따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교통 선진국은 포트홀 사고 예방을 위해 버스정류장, 교차로 등 주요 교통 거점에 긴 수명과 내구성을 지닌 소재로 도로를 포장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을 폭우가 시작되면 바로바로 도로위에 '포토 홀'이 만들어 진다. 도로관리차원에서라도 포토홀에 대한 실시간 순찰을 반드시 하여야 한다.
모든 사고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곧 장마철이 다가온다. 도로관리주체는 도로시설을 미리 살펴본 뒤 문제 있는 곳에 신속한 보수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상습 포트홀 지역은 고강도 콘크리트 포장 작업을 하는 등 선제적 조치도 필요하다. 안전 분야만큼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적용되지 않게 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