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 ·시인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외면하고 있는 충북! 다행히 호수가 많아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라 하여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 민선 8기 도정의 핵심으로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본인은 충북에서 태어나 학업을 마치고 한 번도 타도로 가본 적 없이 지금껏 살고 있으니 충북은 내 삶의 시작이며 마침으로 존재할 것이다.
대학시절부터 문학의 길에 뜻을 두어 충북을 대표하는 몇 개의 단체에 들어 활동을 이어오는데 충북문인협회를 비롯 충북수필문학회, 충청북도시인협회 등 충북을 정신적으로도 떠나지 않고 살고 있는 셈이다. 그 중에서도 본인이 대학을 졸업하고 제일 먼저 가입한 것은 ‘충북글짓기지도회’ 라는 1970년에 창립된 단체이다. 오로지 어린이를 위한 동시화전과 한글날 기념 백일장을 열어주려 충북 초등교원들이 뜻을 모아 조직한 뜻깊고 아름다운 모임이다. 나 또한 현직 교사로 발령을 받고 미혼 시절 가입하여 오늘까지 40년을 몸담고 있으니 창립한 선배들을 따라 그야말로 운명처럼 행사를 추진하고 그 보람 또한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나날이었다.
올해로 창립 53주년을 맞은 우리지도회는 초등교원 중에 열성과 봉사의 마음이 깊은 분들이 회장직을 이어왔는데 최장 재임은 약 9년을 이끈 고 김천호 교육감님이시다. 창립 이후 어린이날에 한해도 거르지 않고 동시화전을 열어온 것은 대단한 역사인데 김교육감님 재임 시는 언제나 행사장에 제일 먼저 오시어 플래카드를 직접 달고 임원들을 맞이해줄 정도로 모범을 보이셨다.
그 분이 회장을 하실 때 본인은 감사직을 맡았는데 그 바쁘신 분이 보내오신 편지를 엊그제 서류함을 정리하다 발견하여 감동의 순간을 다시 안았다. 온 국민이 애창하는 동요 ‘섬집아기’를 작사한 ‘한인현 글짓기지도상’을 받고 오셨다는 소식을 덕분이라 하시며 써주신 것이다. 하늘에 계실지라도 충북 교육가족의 행복과 발전을 바라고 있으실 터인데 여러모로 앞서가신 분임을 새삼 깨닫고 그립기도 하다. 이런 위대한 전통과 역사의 시간도 뜻밖의 코로나로 인하여 그간 해오던 동시화전과 백일장을 열지 못하고 있을 때 역대 회장님들의 걱정이 그칠줄 몰랐다.
다행히 코로나가 잠잠해져 2023년 5월 5일 ‘제 50회 도내 어린이 동시화전’을 청주체육관 일원에서 다시 열어 교육계 선후배를 만나니 꿈만 같았다. 청주를 중심으로 괴산, 진천, 보은에서 100여 명 이상의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만든 동시화를 가져와 전시, 동심을 나누고 윤건영 교육감과 청주시 교육장 등 어린이를 사랑하는 어른들이 함께 와서 축하해 주었다. 특히 감동인 것은 4대 회장을 역임하시고 1000만 원의 백일장 장학금을 기탁한 이상성 고문님이 창의적으로 동시화전을 추진한 김진경 현 사무국장에게 3행시를 지어 직접 전해 주셨다. 88세 고령에도 컴퓨터로 손수 품격있게 작성하셨다니 지켜본 후배들도 새 용기를 얻고 머리를 숙이게 되었다.
7대 회장을 역임한 장병학 고문도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우리 지도회의 역량 강화를 위해 발 벗고 다니는 중이다. 본인은 제 12대 회장을 역임하였는데 50년 역사에 여성으로선 첫 회장이라고 선배들의 격려도 많이 받고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동시화전에서 대상을 받은 여섯 어린이에게 첫 시집 ‘내가 만일 시인이라면’을 부상으로 전해 주게 되어 더없이 기뻤다.
이젠 고문으로서 참여한 어린이들이 새삼 소중하고 어둠의 강을 넘어 초록으로 출범한 제 14대 최영순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 세상에 어린이가 존재하는 한 충북글짓기지도회는 영원할 것이다. 내가 세상을 떠날지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