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 ·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5월은 하늘은 맑고 주변은 꽃과 녹색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때문에'계절의 여왕'이라 불린다.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푸른 하늘 밑 따스한 봄 햇살 속에 다채로운 천연의 수채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국 곳곳에서 축제도 한창이다. 집 근처 공원만 나가봐도 주말이면 각종 행사로 분주하다.
축제와 야외 나들이가 많을 때일수록 안전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인파가 몰리면 안전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특히 축제 주관 단체는 프로그램 기획만큼 안전관리도 촘촘히 계획하여야 한다. 축제와 안전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안전하지 않으면 행사는 성공할 수 없고 아니한 것보다 못하다.
예를 들어 행정편의를 위해 안전관리 부분을 포함하여 행사전체비용을 기획사에 일괄 발주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 입찰을 딴 기획사는 경비업체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을 택한다. 재하청은 낮은 단가로 진행하기 때문에 우수한 경비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국가 허가업종 경비업무를 비전문가인 기획사에 예속시켜 안전관리에 부조함을 만드는 행위이기도 하다. 각종 축제나 행사장 안전관리 용역은 반드시 경비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와 직접 계약을 의무화 하여야 한다.
지자체별 경호, 경비, 진행요원 고용 비용의 표준화도 필요하다. 현재는 안전관리용역 발주비용을 지자체별로 다르게 지정한 탓에 같은 업무를 해도 받는 비용은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이는 단가 후려치기 등 업체 간 과열 경쟁을 부추겨 공정한 경쟁을 막고 시장을 악화시킨다. 표준화된 단가 책정은 이 같은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공무원의 소극적 근무 형태 및 형식주의도 바꿔야 할 과제다. 일부 지자체는 축제 안전관리나 주정차 등 교통관리 용역 시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거 자료를 그대로 벤치마킹해 계약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든 축제는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
최근 세종시에서는 '낙화축제'행사가 열렸다. '낙화'는 낙화봉에 불을 붙여 불꽃이 떨어지는 모양과 소리를 함께 즐기는 전통놀이이자 의식으로, 예부터 부정한 기운을 몰아내고 물린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20일 밤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이번 낙화축제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환상적인 불꽃쇼 등을 선사하며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축제를 주관한 세종시의 미숙한 행사 운영을 두고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축제는 관람객 수보다 교통통제 요원과 안전요원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보면 화가 날 지경이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의 기억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큰 질타를 받은 세종시는 행사장 안전관리계획과 주차 등 교통편의 방안을 담은 다중운집행사 종합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종시 뿐만 아니라 축제를 주관하는 모든 지자체 및 단체는 매뉴얼을 만들 때 행사 기획 과정에서 앞서 이야기한 문제점이 없는지도 세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덧붙여 계속 이야기해왔듯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혼잡·교통유도경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더는 비전문 인력에게 소중한 국민의 안전을 맡길 수 없다. 정부와 국회는 적극적으로 안전관리 제도개선에 힘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