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 ·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얼마 전 강원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던 남성 등 6명이 떨어지는 벼락(낙뢰)에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0대 남성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최근 기후 변화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늘면서 낙뢰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낙뢰는 뇌우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 생기는 번개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낙뢰 발생 건수는 2020년 8만 2651회에서 2021년 12만 4447회로 껑충 뛰었다. 최근 10년 동안 낙뢰 사고로 7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도 17건에 이른다.
낙뢰는 주로 우기인 5~8월에 발생한다. 늦봄이나 여름철은 불안정한 대기와 상승작용, 높은 습도 등 뇌우를 만드는 기본조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산지나 높은 구조물 없는 평지는 낙뢰가 좋아하는 곳이다. 강원도 해변에서 발생한 이번에 낙뢰 사고가 발생한 지역도 해변이나 해수면 구조인 습한 평지였다.
낙뢰 충격은 보통 직격뢰, 접촉뇌격, 측면섬락, 보폭전압으로 나눈다.'직격뢰(direct strike)'는 뇌격전류가 직접 사람을 통해 대지로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 몸에 지닌 물체에 낙뢰가 떨어졌을 때는'접촉뇌격(contact strike)'이라 한다. 낙뢰가 나무 등에 떨어질 때 물체와 사람 사이에 전위차로 공기 절연을 파괴해 발생하는 현상은'측면섬락(side lash)'이라 부른다. 마지막으로 '보폭전압(step voltage)'은 낙뢰로 생긴 뇌격전류가 대지에 흐를 때 근처 사람의 양발 사이에 걸리는 전압이다. 4가지 현상 모두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낙뢰 대책은 철저한 주의뿐이다. 인체가 10억 볼트 이상의 순간 전압과 수만 암페어의 전류를 지닌 낙뢰를 견디긴 어렵다. 사고 예방이 최선이다. 우선 낙뢰 예보 시에는 등산, 골프, 낚시 등 야외활동과 외출을 삼간다. 실내에선 전기 제품의 플러그를 뺀 뒤 1m 이상 거리를 둔다.
야외에 있을 경우 신속히 자동차 안, 실내, 지하 같은 안전장소로 몸을 옮긴다. 산 위 암벽, 키 큰 나무 밑, 평지는 낙뢰에 취약한 지역이다. 최대한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두 발 사이 전위차를 줄여주는 짧은 보폭으로 안전한 장소나 물기 없는 파인 곳을 찾아 이동한다. 위급한 상황이라면 한쪽 발로 움직여 전기를 땅으로 흐르게 한다.
등산용 스틱, 우산, 골프채, 낚싯대 등 긴 물건은 몸에서 멀리한다. 낙뢰를 예상할 때는 우산보다 비옷을 준비한다. 이번에 발생한 사고처럼 천둥소리가 들리는 안 좋은 날씨에 서핑을 하거나 바닷가에 있을 때는 목걸이나 시계 등 금속 액세서리를 제거한 상태에서 빨리 대피한다.
끝으로 낙뢰 관련 국민행동요령인'30-30 안전규칙'을 지킨다. 번개가 친 이후 30초 안에 천둥이 울릴 때는 즉시 안전한 장소로 피하고, 마지막 천둥소리가 난 뒤 30분 정도 더 기다린 뒤에 움직인다. '마른하늘에 날벼락'보다'천둥치는 하늘에 날벼락'내릴 확률이 더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