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10일이면 국회의원을 선출을 위한 투표 결과 개표가 시작된다. 후보자를 알리는 로고송이 한창이다. 선거를 위한 음향은 소음공해 기준에 적용받지 않는다. 사람과 차량이 많은 거리는 파랑, 빨강 등의 복장을 착용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호각 소리에 맞춰 단체로 인사를 한다. 후보자를 홍보하는 피켓을 들거나 메고 있다. 선거운동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얼마 전 정당의 대표자 등이 흉기로 테러당하여 병원에서 입원 치료하였다.

지금은 공식선거 운동 기간이다. 후보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경쟁적으로 노력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후보 관계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고 다툼이 발생하며,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후보자를 제거하거나 지지율을 바꾸기 위하여 계획된 테러를 자행한다. 동정심을 호소하기 위하여 자작극을 벌이기도 한다.

선거철만 되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테러의 유형이 정당의 대표, 후보자 등을 폭행하는 것이다. 얼마 전 모 야당의 대표는 지지자를 가장한 남성에 의해 흉기로 목 부위를 가격당하여 쓰러졌다. 가해 남성은 구속되었으나 피해를 당한 대표는 한참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여당 정치인도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오물이나 달걀을 투척하여 모멸감과 망신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선거기간 테러는 후보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테러 행위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공정한 선거에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

동서고금 정치사는 비슷하다. 우리나라도 과거부터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 존재해 왔으며 가장 많이 택한 방식이 테러와 암살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을 납치하고, 암살하는 테러를 정치에 적용하는 시대를 경험하였다. 광복 후 미군정을 거치면서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민족지도자 김구선생 피살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납치사건 등 많은 테러가 발생하였다. 2002년 대선 기간 유세 도중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달걀 세례를 받았다. 2006년 지방선거 공식선거 운동기간에 거리유세를 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얼굴 오른쪽 부위를 면도칼로 테러 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테러 사건은 많은 국민들의 지지로 이어져 지방선거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향후 대통령 당선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처럼 선거기간에는 목숨을 앗아가고, 위협하고, 모멸감과 망신을 주기 위한 테러가 발생한다. 이는 후보자를 당선시키거나 떨어뜨리기 위한 것으로 공정한 선거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선거 테러는 여당보다는 야당에게,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테러가 자작극이라 하더라도 선거가 끝난 후에 밝혀지는 경향이 있어 테러는 공정한 선거에 암적인 존재이다.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테러 예방을 위해서는 후보자에 대한 신변경호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보다 앞서 후보자는 특정인에 대하여 인신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또 특정인이나 단체에 해가 되는 극단적인 공약이나 말을 조심해야 한다. 주로 출·퇴근 시간에 홍보에 좋은 장소 선점을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툼을 예방하기 위해 선관위의 공정한 조정과 분배도 필요하다.

대통령 후보자의 경우 법령에 따라 공적영역으로부터 신변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그 외의 대부분 후보자들은 국가로부터 신변에 대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 경우 선거 경험이 많은 사적영역의 경호전문요원들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후보자들은 테러를 당하면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테러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당선보다도 목숨이 우선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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