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개화기는 눈, 코, 피부가 괴로운 계절이다. 꽃이 피고 산책하기 좋아지는 날씨가 되었는데도, 오히려 코가 막히거나 가벼운 외출조차 괴로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 등으로 인해 재채기, 콧물, 코막힘과 같은 비염이나 눈이 가려운 증상이 발생하는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기후 변화에 따라 이런 증상은 발생하기 마련인데도, 증상이 마치 감기와 유사하여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환자들은 비염 증상이 나타나거나 아토피 피부가 건조하고 예민해지기도 한다. 혹은 공기를 흡입하면서 들어온 외부 알레르기 물질로 염증을 일으켜 호흡곤란이나 목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알레르기 천식 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식물이 종자 번식을 위해 공기에 퍼뜨리는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음식 등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은 외부 항원에 대하여 신체에서 이물질을 쫓아내기 위해 불필요하게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보인다. 이는 오히려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되는 증상이 바로 알레르기이다. 꽃가루에 반응하면 신체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대량으로 생성된다. 이는 비염, 피부의 가려움증, 혹은 눈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는 꽃가루 농도에 따라 발생빈도가 달라지는데, 이는 계절별로 차이를 보인다. 황사와 꽃가루 날림이 많이 발생하는 봄과 가을에 알레르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곤충으로 꽃가루를 전파하는 충매화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확률이 낮지만, 바람으로 꽃가루를 전파하는 풍매화는 크기가 작고 가벼워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현재 대기오염이 심해지고 기후 이상 변화가 심각해지며, 꽃가루 양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도 많아졌다. 기온상승 및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해 개화기간이 길어졌는데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람들의 호흡기 점막도 약해져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생활 기상정보 코너를 통해 꽃가루 지수를 알아볼 수 있다. 4등급부터 1등급까지 농도에 따른 위험도를 나타내었다. 3단계 높음-4단계 아주 높음 단계에서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을 꼭 해야 한다면, 오전 5시~10시 사이에 꽃가루가 많이 날린다고 하므로 오전 외출을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호흡기를 외부 항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질환은 가족력이 미치는 영향이 높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자녀들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빈도가 높기에 더 주의를 요한다. 환경적 요인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그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완전한 예방법도 현재로서는 없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피하는 것이 알레르기 반응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이다. 알레르기 비염 질환자의 경우 봄철뿐만 아니라 가을철에도 야외활동을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외 알레르기가 집안의 곰팡이, 애완견 등 내부 원인에서 비롯됐다면 원인 물질을 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