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는 계절의 초입이다. 이번 어린이날부터 하루 동안 100~200mm가량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전국 지역 곳곳에는 호우·강풍주의보까지 내려졌다. 최근 겨울부터 지속적인 강수와 이상기온으로 인해 예년보다 강우량이 증가하고,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예보다 도로의 패임 현상 발생횟수가 급증하였다. 매일 달리는 도로 위에 작은 구멍이 발생하는 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깊게 파인 포트홀은 '도로 위 지뢰'라고 불릴 정도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포트홀 발생 원인은 우천, 폭설, 부실시공, 도로 노후화 등 다양하다. 특히 장마철인 7~8월은 포트홀이 가장 많이 생기는 기간이다. 요즘처럼 비가 자주 내릴 때는 도로의 아스팔트 사이로 물이 들어가 균열을 일으킨다. 그 위를 지나가는 자동차 하중까지 더해지면 큰 균열과 함께 파이면서 포트홀이 만들어진다.
포트홀은 싱크홀에 비해 크기가 작아 방심하기도 쉽다. 포트홀에 고인 빗물이 차량으로 튀어 올라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으며,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포트홀 위를 지나가면 휠이나 타이어에 손상을 입게 된다. 심할 경우 자동차 움직임을 제어하는 조향장치나 노면에서 받는 충격 등을 완화하는 현가장치에 이상을 일으키며, 이는 운전자의 통제력을 상실시켜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고속도로 등 차량이 많은 곳에서 이런 사고가 2차 사고로 이어져 대형 참사를 부르기도 한다.
우선 운전자는 장마철에 운전할 때 도로 상태를 잘 보고 서행해야 한다. 비가 오거나 야간에는 포트홀이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비가 올 때는 주행속도를 평소보다 50% 이상까지 감속해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도 적정 압력보다 10% 더 넣어야 한다.
혹시 포트홀을 발견했다면, 급제동이나 급하게 방향 전환을 했다간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포트홀 사고 피해를 완벽히 막기는 어렵지만,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려면 장마철같이 포트홀이 생기기 쉬운 환경에서 운전할 때는 규정 속도 이하로 서행하는 방법뿐이다. 그리고 관련 기관 민원센터에 포트홀 발생 사실을 신고해주는 것이 좋겠다.
장마철 포트홀은 갑자기 발생하기에 도로관리 주체는 포트홀 발생 신고 시스템과 모니터링 강화를 통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발견하였는데 만약 안일하게 날이 밝으면 보수공사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어두운 안전으로부터 시민을 지킬 수 없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 등은 도로 파손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 주요 교통 거점이나 노후화된 도로에 우선으로 아스팔트 도로보다 내구성 높은 콘크리트 포장도로 작업을 하는 예방조치를 먼저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만약 포트홀과 같은 도로 파손으로 차량이 손해를 입었다면 국민은 국가에 국가배상 신청서를 제출하거나 각 지자체, 한국도로공사 등으로 민원 신청을 하면 배상을 받을 수 있다. 대개 지자체의 경우 지자체가 기재한 '영조물 책임배상보험'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