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여름이 오면 반드시 오는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 모기가 함께한다. 야외와 실내 어디에서나 온몸을 물어댄다. 기온이 높고 습한 환경이 조성되는 여름철은 모기가 번식하고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다. 모기 물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본뇌염, 말라리아 등이 발병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모기의 촉수는 호흡 시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보통 일반 성인보다 호흡량이 많은 어린이나 비만인이 모기가 접근하기 좋다. 일반 여성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고 기초체온도 일반인보다 0.2℃~0.5℃ 정도 높은 임산부 등이 모기에게 공격당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70만 명 이상 모기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고 추정했다. 모기 매개 질병은 치쿤구니야열, 뎅기열, 림프사상충증, 리프트밸리열, 황열병, 지카, 말라리아, 일본뇌염, 웨스트나일열병 등 매우 다양하다. 국내는 주로 일본뇌염과 삼일열 말라리아가 모기로 인한 위험한 질병으로 분류된다.

일본뇌염은 주로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주로 작은빨간집모기)가 사람을 물어서 전파된다. 국내에 일본뇌염 환자는 연 20명 내외로 발생한다고 한다. 모기에 물린 후 대략 5~15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발생하는데, 무기력증, 발열이 나타나거나 두통,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말라리아는 삼일열 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가 사람을 물어 전파한다. 해외보다 국내의 발생 사례가 9~10배 정도 많으며 5~10월 휴전선 접경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해당 지역 여행에 주의해야 한다. 감염 초기에는 오한, 발열 및 발한 등이 나타나 48시간 주기로 반복한다. 잠복기는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라고는 하나, 수년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 두 개 질병은 예방접종을 받거나 예방약으로 예방할 수 있다.

모기는 시각 대신 후각이 발달하였으므로, 우선 몸을 자주 씻어 암모니아, 땀, 발 냄새 등을 없애는 것이 좋다. 향이 짙은 화장품이나 향수 냄새, 술을 마신 후 호흡할 때 나오는 냄새도 감지해낸다. 옷을 입을 땐 야외의 경우 긴소매 옷과 긴 바지 모자를 착용하고, 흰색이나 밝은색의 옷을 입는다면 모기가 접근하는 것을 억제하고, 더불어 햇빛과 열을 차단하여 체온을 낮추는 역할도 해준다.

또한 모기가 서식하고 알이 부화하지 못하도록 방역 등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여야 한다. 모기가 실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충망을 설치하고, 되도록 몸과 실내 온도는 낮춘 뒤 모기장이나 모기퇴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실내 환기는 야행성인 모기의 활동이 적은 낮 시간대를 이용한다.

모기에 물렸을 때 침을 바르면 일시적으로만 덜 가려울 뿐 침 속에 있는 세균에 의해 2차 감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증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물린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는 게 더 효과적이다. 모기 기피제의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은 3~4시간 정도이며 땀을 흘리면 효력이 없어지므로 땀을 닦은 후 다시 발라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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