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미디어가 1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는 보도는 이제 낯설지 않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작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45℃ 높아졌다고 전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인류 생존 최후의 방어선을 1.5°C로 정하고 있다. 이에 세계는 ‘1.5℃ HOW’ 캠페인을 통하여 탄소배출을 줄이고자 한다.
우리나라도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와 경보, 특보 등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일일 최고 기온이 33~35℃인 상태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측될 때, 폭염경보는 일일 최고 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될 때 발령한다.
지난 여름에는 마트의 주차장에서 매우 심한 더위 속에서 4만 보를 걸으며 주차관리를 하던 근로자가 사망했다. 기후 이상으로 인해 해마다 온열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폭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온열질환은 크게 열경련, 열부종, 열실신, 열탈진, 열사병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열탈진이란 일반적으로 일사병이라고도 한다.
열경련은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져 생기는 것으로 손·발·복부 경련과 어지러움으로 이어진다. 일사병은 장시간 열 스트레스에 노출됨에 따라 땀으로 다량의 수분과 염분 소실이 일어나면서 생기며 구토, 어지러움, 두통,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열사병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 신체의 체온조절 기능, 고온에 대한 중추신경계의 조절 능력이 손상되어 40.5도 이상의 체온과 의식 기능 저하 및 뜨거운 피부, 의식 저하 등 이상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고령과 같은 노약자의 경우 발한 기전이 망가져서 체온을 외부로 발산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열사병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무더운 여름 낮에 과격한 운동을 해야 하는 운동선수나 훈련 중인 군인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기상 상황을 확인하여 외출 시에는 양산, 모자 등으로 햇볕을 가리고 밝은색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한,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운동·노동 등을 삼가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매우 중요하다.
열경련 환자는 그늘에서 쉬게 하고, 소금을 물에 녹여 섭취하게 해야 한다. 이때 열사병 환자의 약 20%가 열탈진과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나게 되므로, 가벼운 증상으로 여겨지더라도 주의하여 몸을 살펴야 한다.
일사병 환자는 우선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로 옮겨서 몸에 선풍기나 젖은 수건으로 온도를 낮춰주거나 이온 음료 등 수분을 섭취하게 해줘야 한다. 반면 열사병은 몸의 표면보다 중심의 체온이 상승해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즉시 열을 발산할 수 있는 응급처치와 함께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온열에 유약한 집단인 고령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유념하여,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폭염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여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폭염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한다.

